SSG의 페드로 아빌라. SSG 제공
SSG의 페드로 아빌라. SSG 제공

인천 = 정세영 기자

전반기 내내 선발진 붕괴로 고전한 SSG에 ‘구세주’가 등장했다. SSG의 새 외국인 투수 페드로 아빌라(29)가 KBO리그 데뷔전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아빌라는 16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IA와의 2026 신한 쏠(SOL) KBO리그 후반기 첫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을 3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삼진은 8개를 잡아냈다. 아빌라는 SSG의 6-0 승리를 이끌며 KBO리그 데뷔전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SSG는 지난 8일 부진한 앤서니 베니지아노를 대신할 외국인 투수로 아빌라와 총액 40만 달러(약 6억 원·연봉 38만 달러, 옵션 2만 달러)에 계약했다. 아빌라는 선수단에 합류한 뒤 지난 9일부터 훈련을 소화하며 후반기 첫 등판을 준비했다. 앞서 아빌라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통산 72경기에 등판해 8승 4패, 평균자책점 3.51을 남겼고, 지난해에는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에서 15경기 7승 8패, 평균자책점 4.04를 기록했다.

SSG의 이숭용 감독. SSG 제공
SSG의 이숭용 감독. SSG 제공

이숭용 SSG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아빌라에게 침체된 팀 분위기를 바꾸는 역할을 기대했다. 이 감독은 “오늘 잘 던져주면 팀 분위기 자체를 바꿀 수 있다. 지금 팀 분위기가 많이 처져 있어서 어느 정도는 바꿔놔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빌라에게 그런 역할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반기 SSG 선발진은 리그 최악이었다. 전반기 선발 평균자책점은 6.28로 1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6점대를 남겼다. 선발투수들의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도 10차례에 불과해 리그 최저였다. SSG가 전반기를 31승 3무 52패, 9위로 마친 결정적인 이유다.

특히 SSG는 외국인 투수들의 부진에 울었다. 아빌라의 등판 전까지 아시아쿼터 타케다 쇼타를 포함한 SSG 외국인 투수들의 합산 성적은 46경기 5승 19패, 평균자책점 6.61이었다. 화이트는 부상, 베니지아노는 부진으로 팀을 떠났고 대체 외인 히라모토 긴지로도 4경기에서 3패, 평균자책점 9.56을 남긴 뒤 방출됐다. 해치 역시 전반기 5경기에서 1승 3패, 평균자책점 7.33에 머물렀다.

SSG의 페드로 아빌라. SSG 제공
SSG의 페드로 아빌라. SSG 제공

분위기 반전이라는 중책을 안고 마운드에 오른 아빌라는 첫 등판부터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이날 아빌라의 투구 내용은 압도적이었다. 아빌라는 총 94개의 공을 던졌고, 이 가운데 60개가 스트라이크였다. 아빌라는 시속 150㎞를 훌쩍 넘는 강력한 공으로 KIA 타선을 몰아붙였다.

특히 아빌라는 1회부터 최고 시속 155㎞의 빠른 공을 던지며 위력적인 구위를 뽐냈다. KIA 타자들은 좀처럼 아빌라의 공을 정타로 연결하지 못했다. 아빌라는 투심패스트볼(31개)을 가장 많이 던졌고, 컷 패스트볼(커터·21개), 포심패스트볼(19개), 체인지업(14개), 커브(9개)가 뒤를 이었다.

이날 아빌라의 퀄리티스타트는 아시아쿼터 투수 타케다 쇼타를 제외한 SSG 외국인 투수로는 지난 6월 7일 인천 KT전에서 베니지아노가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이후 39일 만이다.

SSG의 최정. SSG 제공
SSG의 최정. SSG 제공

SSG의 간판타자 최정이 데뷔전을 치른 아빌라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최정은 3회 말 1사 만루에서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올린 데 이어 5회엔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SSG는 4-0으로 앞선 7회 고명준의 쐐기 투런 홈런까지 터지며 승리를 일찌감치 예약했다.

경기 뒤 이 감독은 “아빌라가 첫 등판에서 무실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우리가 왜 본인을 영입했는지를 마운드에서 직접 보여줬다. 안정적인 투구 내용은 물론이고, 그라운드 안팎에서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다소 침체돼 있던 선수단에 큰 활력소가 돼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기뻐했다.

아빌라는 팀 동료들로부터 물세례를 받은 뒤 “오늘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데에는 조형우의 볼 배합과 호흡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처음이라 쉽지는 않았다. 좋은 결과가 나온 것은 팀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1회에는 사실 조금 긴장했다. 팀이 처한 상황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고, 잘 던지고 싶은 마음이 커서 긴장을 많이 했다. 오늘 거둔 승리의 영광을 경헌호 투수코치님께 돌리고 싶다”고 말했다.

정세영 기자
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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