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뉴시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뉴시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강원 강릉·5선)이 통일교 측 청탁과 함께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받은 혐의로 실형이 확정돼 의원직을 잃었다.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16일 권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에 추징금 1억 원을 명령한 원심을 확정했다.

권 의원은 2022년 1월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교단 사업을 도와달라는 제안과 함께 정치자금 1억 원을 수수한 혐의로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에 의해 구속 기소됐다.

윤 전 본부장은 당시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측근으로 교단 실세로 알려졌고, 권 의원은 국민의힘 대선 후보였던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자 당 사무총장을 지냈다. 해당 자금은 한 총재로부터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권 의원은 20대 대선에서 윤 전 대통령이 당선된 뒤인 2022년 3월 경기 가평 통일교 천정궁을 찾아 한 총재를 만났고, 같은 날 윤 전 본부장과 함께 당선인 사무실로 가 윤 전 대통령과의 접견을 주선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은 이후 통일교 측이 청탁한 관련 사업 예산이 편성되는 등 청탁이 실현된 정황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통일교 측은 아프리카 유니언 행사 비용을 공적개발원조(ODA) 방식으로 활용하게 해달라는 등 교단 프로젝트 지원을 요청했고, 김건희 여사는 2022년 11월 케냐 영부인과 환담했으며 윤 전 대통령은 2024년 6월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 ODA 규모 확대를 밝힌 바 있다.

권 의원은 윤 전 본부장과 식사한 적은 있어도 돈은 받은 적이 없다며 줄곧 혐의를 부인했지만 1·2심 모두 징역 2년에 추징금 1억 원을 선고했다. 자금 교부 당일 ‘큰 거 한 장 서포트(Support)’라고 기재된 윤 전 본부장의 다이어리와 현금이 포장된 가방 사진 등이 결정적 증거가 됐다. 권 의원 측은 다이어리가 조작됐고 사진은 위법 수집 증거라고 다퉜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심은 “권 의원은 15년간 검사로, 16년간 국회의원으로 재직했고 법제사법위원장을 역임한 법률 전문가”라며 “죄증이 명확함에도 수사 단계부터 줄곧 공소사실을 부인하며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2심도 “정치권력과 특정 종교가 유착관계를 형성하게 될 추상적 위험을 야기했고 대의제 민주주의와 정교분리 원칙이라는 헌법적 원칙을 본질적으로 침해했다”며 “일반적인 정치자금법 위반 범행과 비교해 죄질이 훨씬 중하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의 판단도 다르지 않았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9일 별도 기소된 윤 전 본부장에게도 권 의원에게 1억 원을 건넨 혐의 등을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 6개월을 확정한 바 있다. 정치자금법상 정치자금부정수수죄로 징역형이 확정되면 형 집행 종료·면제 후 10년간 피선거권과 선거권이 제한돼 출마도 투표도 할 수 없다.

권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공석이 된 강원 강릉에서는 2027년 4월 7일 보궐선거가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이승주 기자
이승주

이승주 기자

디지털콘텐츠부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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