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무경험 여성보다 36% 높아
에스트로겐 공백 현상
출산 경험이 많은 여성일수록 폐경 이후 골절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특히 다자녀 여성의 경우 골다공증과 골절 예방을 위한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성경헌 내과 전공의가 국가 빅데이터를 활용해 출산력과 폐경 후 골격 건강의 관계를 분석한 연구로 대한골대사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우수연구상을 수상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팀은 질병관리청의 2024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토대로 폐경 후 여성 1420명의 임신·출산 이력과 골 건강 상태를 추적 분석했다.
분석 결과 임신 경험이 세 차례 이상인 여성은 임신 경험이 없는 여성에 비해 폐경 이후 골절을 겪을 가능성이 약 36%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통계적 분석에서도 이 같은 위험 증가가 유의미한 수준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반복적인 임신이 여성의 골격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설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다만 연구마다 대상자와 연구 설계가 달라 명확한 임상적 결론을 내리기 어려웠다는 지적이 있었다.
연구진은 이러한 위험 증가의 배경으로 임신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른바 ‘에스트로겐 공백’ 현상에 주목했다.
에스트로겐은 뼈 조직의 손실을 억제하고 골밀도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임신과 수유가 반복되면 월경이 중단되는 기간이 길어지고, 태아의 뼈 형성을 위해 칼슘이 이동하는 과정과 호르몬 변화가 겹치면서 여성의 생애 전체에서 에스트로겐의 보호 효과를 받는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임신과 수유 기간 동안 충분한 칼슘과 비타민D를 섭취하는 것이 태아의 골격 형성뿐 아니라 산모의 골밀도 유지에도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다자녀를 출산한 여성일수록 이러한 관리의 필요성이 더욱 크다고 강조했다.
다만 연구진은 다자녀 출산이 여성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만 미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다른 연구들에서는 출산 경험이 많을수록 호르몬수용체 양성 유방암이나 난소암의 위험이 낮아질 수 있다는 결과도 보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성경헌 전공의는 “생애 임신·출산 횟수와 호르몬 노출 이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골절 위험을 평가하고 관리할 수 있다”며 “이번 연구를 계기로 골다공증 고위험군을 보다 정밀하게 평가하고 진료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김무연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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