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미 중부사령부가 이란 각지에 공습을 단행했다며 공개한 영상 중 일부. 미군의 공습을 당해 무너진 해당 시설은 이란의 통신시설로 보인다. 미 중부사령부 홈페이지
지난 15일 미 중부사령부가 이란 각지에 공습을 단행했다며 공개한 영상 중 일부. 미군의 공습을 당해 무너진 해당 시설은 이란의 통신시설로 보인다. 미 중부사령부 홈페이지

중동에서 대(對)이란 군사작전을 총괄하는 미 중부사령부가 17일(현지시간)에도 이란을 겨냥해 공습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이란 역시 미 동맹국인 쿠웨이트·바레인의 미군기지뿐 아니라 발전소·담수화 시설까지 공격한 데 이어, 중재 역할을 하는 카타르와 오만 및 이라크와 요르단까지 때리면서 보복 공격의 범위를 확장하는 모습이다. 이에 미국과 이란이 전면전을 재개하는 수순에까지 이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중부사령부는 이날 X에 “미 동부시간으로 오후 3시, 7일 연속으로 이란을 대상으로 공습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미 동부시간 오후 3시는 이란 수도 테헤란 시간으로는 오후 10시 30분이다. 중부사령부는 이어 “이 공습은 군 통수권자 지시에 따라 이란의 군사 능력을 지속해서 약화하기 위해 계획됐다”고 덧붙였다. 미군은 지난 11일부터 매일 이란에 야간 공습을 단행하고 있으며, 지난 15일에는 대낮에도 공습을 벌였다. 미국은 이란 교량·철도·도로 등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군수 보급용 인프라를 집중 타격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미군이 유럽 기지에 머물던 전투기들도 중동으로 다시 전진 배치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에 이라크 역시 쿠웨이트, 바레인, 오만 등 중동 각국에 대한 보복공격에 나섰다.

이처럼 미국과 이란이 교전 확대 양상을 보이면서 그 배경이 종전협상의 레버리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인지, 아니면 전면전이 재점화할 조짐인지 관측이 분분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과 이란의 충돌 격화가 협상이 재개될 경우에 대비해 상대방을 압박할 카드를 확보하는 의도라고 해석한다. 미국과 이란이 서로의 약점을 치고받으면서도 휴전 연장 양해각서(MOU) 완전 파기를 선언하고 휴전 이전으로 되돌아가기에는 모두 부담이 크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장악력을 무력화하면 협상에서 우위에 설 수 있기 때문에 이 지역의 군사시설과 인프라를 파괴하는 데 주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란도 ‘시간은 우리 편’이라는 판단 아래 걸프국 공격으로 국제유가 불안을 자극하면서 버티기에 들어간 듯한 형국이다.

다만 예측이 어려운 전쟁의 속성과, 신뢰가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선 한쪽의 돌발적인 움직임이 교전의 상승작용으로 이어지기에 십상이라는 점이 언제든지 전면전으로 비화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테네시대의 이란 안보기관 전문가 사예드 골카르는 미·이란이 서로 협상력을 확보하기 위해 밀어붙이는 것은 맞는다면서도 ‘통제 불가능한’ 순간이 오면 확전의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WSJ에 “이번 확전은 빠르게 격화하고 있으며, 통제를 벗어나고 있다”면서 “양측 모두 원하지 않더라도 전면전으로 되돌아갈 위험이 있다”고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을 우려했다.

박상훈 기자
박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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