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역외원화결제망 9월 시범운영

외국인 간 자본거래 사전신고 면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6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제공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6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제공

외국인이 국내 은행에 별도 계좌를 개설하지 않고도 해외 금융기관의 원화 계좌를 통해 예금·대출·송금 등 원화 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 한국은행에는 해외에서 이뤄진 원화 거래를 24시간 최종 결제하는 별도 결제망이 구축된다.

정부는 19일 원화를 ‘규제통화’에서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거래할 수 있는 ‘자유교환통화’로 전환하기 위한 ‘원화 국제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정부는 해외 소재 금융기관 가운데 일정 요건을 갖춰 재정경제부에 등록한 기관을 ‘역외원화결제기관’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외국인은 국내 은행 계좌를 새로 만들지 않고도 해당 기관에 개설한 원화 계좌를 이용해 원화를 보유하거나 빌리고, 다른 외국인에게 송금할 수 있다.

역외원화결제기관을 거친 외국인 간 원화 자본거래는 사전신고를 면제한다. 다만 외국인 간 국내 부동산 거래는 면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은행이 거래의 원인이 된 수출입이나 부동산 매매 등을 사전에 확인하는 절차도 계좌정보 등 최소한의 확인 중심으로 완화한다.

한은에는 해외 원화 거래를 최종적으로 처리하는 ‘역외원화결제망’이 신설된다. 정부는 관련 규정을 다음 달 개정하고 오는 9월 결제망 시범 운영에 들어간 뒤 2027년 정식 가동할 계획이다. 결제망이 구축되면 외국인이 한국의 야간 시간대에도 시차 없이 원화 자금을 결제할 수 있다.

지난 6일부터 24시간 운영에 들어간 국내 외환시장 제도도 추가로 손본다. 회계·과세 등에 활용되는 매매기준율 산정방식을 현재의 시장평균환율(MAR) 방식에서 오후 4시 전후 거래를 반영하는 시간가중평균가격(TWAP) 방식으로 바꿔 내년 1월부터 적용한다. 야간 자동거래를 위한 전자거래 가이드라인도 다음 달 마련한다.

외국환거래법상 자본거래 사전신고 기준금액은 현재보다 2배 이상 높인다. 외국환은행의 비거주자 대상 원화 대출과 거주자의 비거주자 대상 원화 차입, 기업의 자금통합관리 등에 적용되는 신고 기준을 오는 9월 마련해 연내 관련 규정을 개정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자본거래 규제를 사전신고에서 사후보고 중심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원화 수요를 늘리기 위해 국내 증권시장 접근성도 개선한다. 정부는 증권 매매부터 결제까지의 정보를 자동으로 전달하는 국제표준 시스템을 2027년 도입하고, 코스피 영문공시 의무 대상을 현재 자산 2조 원 이상 기업에서 전체 상장사로 확대한다. 외국인이 보유한 국채와 통화안정증권을 해외에서 빌려주거나 담보로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도 완화한다.

수출입 대금을 원화로 결제하는 기업에는 수출금융 금리와 무역보험 한도를 우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주요 교역국과 달러를 거치지 않고 원화와 상대국 통화로 직접 결제하는 현지통화 직거래 체계와 국가 간 QR 결제 연동도 확대한다.

정부는 이와 함께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유통과 국경 간 지급결제를 제도화하고, 2027년 한은의 기관용 중앙은행디지털화폐와 연계한 국채 토큰화 실증사업을 추진한다.

원화 국제화로 자본 유출입 속도와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에 대비해 외환시장 안정 여력과 국가 간 통화스와프를 확충한다. 역외 원화시장의 유동성과 원화 자산·부채 현황을 상시 점검하는 지표도 신설할 방침이다.

구혁 기자
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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