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CEO 등 주요 경영진이 지난 10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나스닥 타워 앞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SK하이닉스·뉴시스
최태원 SK그룹 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CEO 등 주요 경영진이 지난 10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나스닥 타워 앞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SK하이닉스·뉴시스

인공지능(AI) 관련한 반도체 주가 상승으로 한국 증시가 글로벌 주식시장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핵심 선행지표로 부상하고 있다는 외신보도가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19일 AI 관련주 비중이 큰 한국 증시가 변방 입지를 급속도로 벗어나 글로벌 투자심리를 가늠하는 선행지표로 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런던과 뉴욕, 도쿄의 펀드매니저들 사이에서 거래를 시작하기 전 한국 증시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새로운 일상이 됐다고 전했다. 일례로, 오르투스 어드바이저스의 앤드루 잭슨 일본 주식전략 책임자는 올해 초 20여년 경력에서 처음으로 코스피 차트를 면밀 관찰 대상에 추가했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과거에는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변방의 시장으로 여겨졌던 한국 증시가 이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장 덕에 전 세계 반도체주를 비롯해 세계 증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HSBC의 헤럴드 반 데어 린데 아시아·태평양 주식전략 책임자는 “요즘 한국이 ‘모든 회의’에서 논의된다”고 말했다. 런던의 파인브리지인베스트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 하니 레다도 “이제 우리는 모두 한국 투자자”라며 매일 아침 한국 증시를 살펴 AI 투자 심리를 파악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한국 시장 관련 투자심리를 거의 24시간 추적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한국 증시가 글로벌 AI 주식 방향을 24시간 내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국 증시 마감 후 개장되는 뉴욕 증시에서 SK하이닉스 주식예탁증서(ADR)와 한국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로 투자자들이 곧바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3일 AI 수요에 대한 회의론으로 코스피가 9% 가까이 급락하자, 이후 미국 증시도 약세로 돌아섰고, SK하이닉스 ADR가 9.3% 하락하며 다른 주요 반도체주 주가를 끌어내리기도 했다.

이처럼 한국 증시와 미국 증시는 갈수록 깊은 연계성을 갖는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코스피와 나스닥100지수의 60일 상관계수는 0.46으로, 최근 2년 이내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이는 최근 5년 평균인 0.16의 약 3배다.

한국 주가가 하락할 때 글로벌 시장에 미치는 영향 역시 커져 한국 증시 약세 국면에서 나스닥100지수가 코스피 움직임에 반응하는 민감도는 지난 7일 1990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상승하기도 했다.

이반 파인세스 티그리스파이낸셜파트너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한국은 사실상 나스닥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와 동일한 변동성 생태계에 편입됐다”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코스피가 이제 미국 AI와 반도체 관련 위험을 보여주는 장전(pre-market) 지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대환 기자
임대환

임대환 기자

디지털콘텐츠부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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