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메모리 반도체 수요 폭증과 관련해 “아비규환이라는 이야기까지 써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엄청난 로비와 압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최근 제주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을 계기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인공지능(AI) 쪽으로만 한정해도 올해보다 내년 수요가 최소 60~100% 더 늘어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전체 반도체로 봐도 최소 50~60% 이상 는다고 봐야 한다”며 이처럼 밝혔다.
그는 “그런데도 내년에 늘어나는 공급량이 거의 없는 정도”라며 “그러니 올해보다 내년은 훨씬 더 (수요와 공급) 격차가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뿐만 아니라 각국 정부도 국가 안보 문제가 걸려 있다. 메모리 반도체를 구해 기업에 줘야만 생산이 돌아갈 상황이 된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는 꽤 큰 문제로 계속해서 비화할 수 있다. 지금은 기업이지만 앞으로는 정부도 다른 나라 정부로부터 압력을 받기 시작할 공산이 크다”고도 했다.
최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우리 반도체 기업들에 대미 투자를 요구한 데 대해서는 “계속 똑같은 이야기를 해왔다. 전혀 신기하지 않다”고 답했다. 또한 “최선을 다해서 빠른 속도로 (생산을) 늘릴 필요가 있다”며 “스케일도 커야 한다. 지을 수 있는 모든 곳에 지어보려는 것이 지금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호남뿐만 아니라 미국에도 가능하다면 지어야 한다고 본다”며 “전세계를 다 찾아서 어디가 제일 좋고 빠르고 크게 할 수 있는지 우선순위를 가려서 빨리 짓는 게 한국 반도체 산업의 생명줄처럼 됐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생산능력 확대가 슈퍼사이클의 조기 종료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선 ‘시장의 정상화’라는 관점에서 반박했다. 최 회장은 “지금 가격은 비정상이다. 떨어져야 한다”며 “지금도 천정부지로 올랐는데 계속 더 올려서 칩플레이션이 심화하면 무조건 얻어맞는다”고 우려했다. 이어 “공급을 늘려 가격을 떨어뜨려도 돈을 못 버는 게 아니다”라며 “시장을 보호하면서 키워야 한국 반도체 산업도 유지·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병철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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