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등기처럼 명부화 구상
역외탈세 대응 등 제도 개편
정부가 법인·신탁 등에 대한 실질 소유자를 법원 등기처럼 명부화해 과세 대상을 분명히 하는 제도 마련에 착수했다. 해외 페이퍼컴퍼니 설립, 해외자산 은닉 등 역외탈세 시도에 대응하기 위해 관련 제도를 도입한 국가가 늘자 국내 실정에 맞는 제도 도입 가능성을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20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최근 ‘실제 소유자 신고 제도의 국내 도입 방안 검토’라는 연구제안서를 발주하고, 이 같은 제도 도입을 위한 사전단계에 들어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글로벌 포럼’ 등 국제기구는 국가가 모든 법인·신탁 등의 실제 소유자 정보를 상시 보유하고 최신화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유럽연합(EU) 등은 법인 등 실제 소유자에 대한 명부 제도를 도입한 상태다. 재경부는 “실제 소유자 신고 제도 도입과 관련한 세제개편안 마련 등 정책 결정에 참고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제도 도입 움직임은 실제 경제적 내용과 귀속을 따져 세금이 매겨져야 한다는 ‘실질과세 원칙’에 따른 조치다. 이는 비상장사뿐 아니라 상장사에도 적용된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는 기업 지분을 직간접적으로 25% 이상 소유하거나, 기업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거나 중요한 의사결정을 통제하는 자로 실질 소유자를 정의하고 있다. 하지만 세정 당국은 한국에 맞는 기준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제도 도입까지는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법원 등기를 통해 기본적인 법인 소유주가 파악되는 만큼 앞서 제도를 도입한 국가들 내부에서도 제도 필요성과 적정 공개 수준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EU는 지난 2022년 실질 소유자 정보의 ‘일반 대중 공개’를 명령한 ‘5차 자금세탁방지지침(5AMLD)’에 대해 기본권 침해를 이유로 EU 사업재판소로부터 무효 판결을 받았다. 2024년 미국도 관련 법인 ‘기업투명성법(CTA)’이 연방주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판결을 받았다.
신병남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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