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에서

현대자동차 노조가 20일부터 사흘간의 2차 부분 파업에 들어갔다. 회사는 기본급 인상과 성과급 350%+1000만 원 등을 제시했다. 미국발 관세 장벽과 중국발 물량 공세라는 이중고를 떠안고 있지만 노사 상생 없이는 위기 돌파가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런데도 ‘순이익 30% 성과급’ 요구를 앞세운 노조는 되레 투쟁 강도를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글로벌 경쟁 상황은 안중에도 없는 듯 지난 13∼15일 치러진 1차 때의 두 배인 하루 최대 8시간의 파업을 강행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완성차 업계는 지난 1차 때의 총 12시간 부분 파업으로 약 2244억 원의 매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오는 22일까지 추가로 총 24시간의 생산 라인 가동이 중단되면 합산 6700억 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의 이번 파업에 따른 현대차그룹 전체의 손실 규모가 1조 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조치로 발생한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의 4분의 1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노조뿐만 아니라 핵심 계열사인 현대모비스의 부품사 노조 역시 파업을 단행했다”며 “이에 따라 기아 화성 공장의 공정이 중단되는 등 직간접 피해를 더하면 예상보다 매출 피해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산업은 현재 대격변기를 마주하고 있다. 글로벌 선두 업체들은 특히 로보틱스와 피지컬 인공지능(AI) 경쟁에 사활을 걸고 있다. 미국의 테슬라와 중국 완성차 기업들의 공장은 이미 로봇이 속속 역할을 대체하고 있다. 신기술 도입에 따른 천문학적인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업계 2위 독일의 폭스바겐은 역대 최대 규모인 10만 명 인력 감축에 착수했다. 판매량 1위 일본의 토요타는 노조가 회사보다 먼저 생산성 향상을 제안했다. 이와 달리 현대차 노조는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경쟁사가 생산성을 고민할 때 ‘생산 차질’을 무기로 삼아 회사를 압박하고 나섰다.

현대차 노조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생산 현장 투입 역시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대당 2억 원 정도인 아틀라스는 24시간 가동이 가능하지만 연간 유지비는 1400만 원 수준에 그치고 파업도 하지 않는다. 민주노총 금속노조의 주력 부대인 현대차 노조가 지난 10년간 벌인 파업 횟수는 40여 차례에 육박한다. 글로벌 경쟁 상황이나 회사의 미래에는 관심 없이 계속해서 파업 몽니만 부리면 휴머노이드 시대를 앞당길 구실만 제공할 뿐이다.

김성훈 기자
김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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