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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카페 운영자 등 불법사금융업자 5명 구속…피해자 1960여 명·관련 업자 202명 수사

채무자를 ‘상품권 판매자’로 둔갑시킨 신종 수법…전국 첫 대규모 적발·카페 운영자 구속

부산=이승륜 기자

급전이 필요한 사람을 ‘상품권 판매자’로 꾸며 사실상 초고금리 대출을 해준 뒤 돈을 갚지 못하면 되레 상품권 거래 사기범으로 허위 고소해 변제를 압박한 신종 불법사금융 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경찰청은 ‘상품권 예약판매’ 방식으로 불법 대부업을 한 혐의(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불법사금융업자 202명을 입건해 수사 중으로 현재까지 101명을 검거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중 온라인 카페 운영자 2명을 포함한 업자 5명은 구속됐다. 이들 가운데 3명은 재판을 받고 있으며, 나머지 2명은 최근 송치됐거나 송치를 앞두고 있다.

수사 결과 불법사금융업자들은 상품권 거래 온라인 카페를 범행 창구로 이용했다. 카페 안에는 다수의 불법 대부업자가 회원 형태로 활동하며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을 상대로 각각 불법 대출을 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카페 운영자들이 이들을 모집·중개하며 직접 불법 대출에도 가담한 사실상의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구속된 카페 운영자 D는 2024년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피해자 132명을 상대로 약 1억 원을 불법 대출하고 피해자 27명을 허위 고소했으며, 42명에게 욕설과 협박 등 불법 채권추심을 한 혐의를 받는다. 또 다른 운영자 E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 피해자 182명에게 약 2억4000만 원을 불법 대출하고 피해자 73명을 허위 고소했으며, 15명에게 불법 채권추심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채무자를 상품권 판매자로 둔갑시킨 범행 구조다. 급전이 필요한 사람이 돈을 빌리러 오면 업자는 이를 대출이 아닌 ‘상품권 예약판매’ 계약으로 꾸몄다. 겉으로는 피해자가 상품권을 판매하고 업자가 이를 미리 구매하는 정상 거래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현금을 먼저 빌려준 뒤 일정 기간 후 원금에 고액의 이자를 더한 금액 상당의 상품권을 받기로 약정하는 불법 대출이었다. 예를 들어 100만 원을 빌려준 뒤 일주일 후 원금에 고액의 이자를 더한 금액 상당의 상품권을 넘기도록 약정하는 방식이다.

이후 채무자가 약속한 날짜까지 상품권을 보내지 못하면 업자들은 “상품권 구매대금을 먼저 보냈는데 판매자가 상품권을 보내지 않았다”며 경찰에 사기 피해를 신고했다. 실제로는 불법 대출금을 갚지 못한 것인데도 정상적인 상품권 거래가 이뤄진 것처럼 꾸며 채무자를 사기범으로 몰아 형사처벌을 빌미로 돈을 받아낸 것이다. 경찰은 이 같은 허위 고소 행위에 대해 무고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도 적용했다.

경찰은 이번 수법이 기존의 이른바 ‘상품권 깡’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설명했다. 피의자들은 상품권을 할인해 현금으로 바꾸는 기존 상품권 깡과 같은 거래라고 주장했지만, 상품권 깡은 즉시 현금화하는 거래인 반면 이번 범행은 돈을 먼저 빌려주고 일주일 등 일정한 상환 기간을 둔 뒤 원금과 이자를 돌려받는 신용공여 구조라는 점에서 실질적인 대부업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부산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지난해 5월 상품권 직거래 사기로 고소당한 한 피해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범행 구조를 처음 확인했다. 피해자 진술과 계좌 거래 내역 등을 분석한 결과 거래 당사자 모두 상품권을 사고팔 의사가 아니라 돈을 빌려주고 빌리려는 의도로 거래했다는 점을 입증했다.

이를 토대로 경찰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같은 수법을 사용한 불법사금융업자 3명을 구속 송치했다. 이 가운데 2명은 항소심까지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1명은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경찰은 상품권 예약판매를 불법사금융으로 인정받아 처벌한 전국 첫 사례이자, 온라인 카페 운영자까지 구속한 첫 대규모 수사라고 설명했다.

피의자 연령은 2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하며, 구속된 카페 운영자도 20대 중반과 40대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지난해 2월부터 올해 4월까지 발생한 피해를 수사 대상으로 보고 있으며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약 1960명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거래 규모는 원금과 이자 등을 합쳐 약 10억 원으로, 계좌 분석과 피해자 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실제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구속된 카페 운영자 2명의 범죄수익에 대해서는 각각 4000만 원과 1억2000만 원 등 모두 1억6000만 원의 추징보전 조치를 했다.

경찰은 이번 수사를 계기로 경찰청과 협의해 전국 일선 수사부서에 상품권 예약판매 수법과 대응 지침을 공유했다. 또 금융위원회에도 해당 거래가 실질적인 불법 대출이라는 자료를 제공해 그동안 상품권 거래로 분류돼 불법사금융 피해 지원을 받지 못했던 피해자들도 지원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이끌었다. 범행에 이용된 온라인 카페 3곳도 포털과 협조해 접근 제한 조치했다.

부산경찰청은 지난 5월 20일부터 광역범죄수사4계와 범죄수익추적수사팀 등 29명 규모의 전담팀을 꾸려 집중 단속을 벌이고 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겉으로는 상품권 예약거래나 할인 거래처럼 보여도 실제 거래 목적이 돈을 빌려주고 일정 기간 뒤 원금과 초고금리를 돌려받는 구조라면 명백한 불법사금융”이라며 “온라인 카페 등을 이용한 신·변종 불법사금융을 올해 안에 뿌리 뽑을 수 있도록 수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승륜 기자
이승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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