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현장 모습. 뉴욕포스트 캡처
사고현장 모습. 뉴욕포스트 캡처

미국에서 음주운전 사고 신고를 접수하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숨진 사고 피해자가 자신의 아내인 것을 알고 오열한 비극적인 사건이 벌어져 네티즌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뉴욕주 롱아일랜드 나소카운티 경찰관인 프란시스코 말라가 경관이 이날 법원에서 열린 음주운전자인 매슈 스미스(21)의 선고 공판에 피해자 진술인으로 출석해 사고 당시를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말라가 경관은 “사고 직후 현장에 도착해 차를 세웠다. 경찰이라면 누구나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한 번도 본 적 없는 누군가를 돕기 위해 출동했다고 생각했지만, 그곳에서 발견한 사람은 내 아내 패트리샤였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 생활을 하면서도 그 순간을 대비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며 “내 인생의 사랑이 눈앞에서 서서히 세상을 떠나는 모습을 지켜봤고, 그 장면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오열했다. 말라가 경관의 아내인 에스피노사(42) 역시 나소카운티 경찰관이다.

검찰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1월 31일 발생했다. 음주운전 가해자인 스미스는 뉴욕의 한 술집에서 과음한 뒤 만류하는 친구들을 무시하고 운전대를 잡았다. 당시 스미스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법적 기준치의 두 배를 넘는 상태였다. 그는 제한속도 시속 30마일(약 48㎞) 구간에서 70마일(약 113㎞)의 속도로 달리다 신호를 위반하고 에스피노사의 차량인 쉐보레 실버라도 픽업트럭을 들이받았다.

에스피노사는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경찰은 스미스의 차량에서 럼주 병과 술잔을 발견했다. 스미스는 가중 차량과실치사 등 혐의를 모두 인정했으며, 법원은 이날 그에게 징역 7년 6개월에서 최대 22년을 선고했다.

법정에서는 유족들의 진술이 이어지는 동안 티머시 마제이 판사도 눈물을 훔친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의 오빠이자 필라델피아 경찰관인 데이비드 알메이다도 피해자 진술에서 “나는 총격 사건과 흉기 사건, 치명적인 교통사고, 그리고 음주운전자들이 일으킨 수많은 비극 현장에 출동했다”며 “유가족들의 슬픔을 이해한다고 생각했지만, 내 가족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진정한 고통이 무엇인지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는 전화를 받는 순간도, 가장 친한 친구를 묻는 일도, 어린 딸이 엄마 없이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도 그 무엇도 준비할 수 없다”며 “누군가 술을 마신 뒤 운전대를 잡기로 선택한 결과 이런 비극이 벌어졌다. 이런 고통은 누구도 겪지 않았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레이 티어니 검사는 “어떤 형량도 에스피노사 경관의 가족이 잃어버린 것을 되돌릴 수는 없다”며 “술에 취한 채 과속으로 2t이 넘는 픽업트럭을 몰았고, 지역사회를 위해 출근하던 한 경찰관이 그 대가로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임대환 기자
임대환

임대환 기자

디지털콘텐츠부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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