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고질라’ 시리즈에서 깊은 인상을 남긴 한국계 미국 청각장애인 배우 케일리 하틀(18)이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21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메릴랜드주 프레더릭 카운티 보안관실은 하틀이 이날 이른 아침 아이잼스빌 인근에서 발생한 차량 사고로 숨졌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차량에는 하틀을 포함해 두 명이 타고 있었으며, 오전 3시쯤 차량이 도로를 벗어나 배수로를 들이받았다.
경찰은 과속을 주요 원인으로 보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하틀은 사고 직후 헬기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도착 전 끝내 숨을 거뒀다. 운전자는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수어(ASL)를 모국어로 쓰는 농인 가족 출신인 하틀은 스크린 안팎에서 존재감을 발휘해왔다. ‘고질라 VS. 콩’(2021)과 후속작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2024)에서 콩과 수어로 소통하며 교감하는 고아 소녀 지아 역을 맡아 전 세계 영화 팬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영화계와 농인 사회는 깊은 슬픔에 잠겼다. 고질라에 함께 출연한 배우 밀리 바비 브라운은 “이 소식을 듣고 너무나 큰 슬픔에 빠졌다. 몹시 그리울 것”이라고 애도했다. 아카데미상 수상자인 배우 말리 매틀린은 “그녀의 아름다움과 재능이 영원한 기억으로 남기를 바란다”고 추모했고, 영화 ‘코다’의 주연 트로이 코처도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슬픔”이라며 유족을 위로했다. 차기작 ‘우리를 죽이지 못하는 것’에 함께 캐스팅된 농인 배우 알라콰 콕스도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부친 조슈아 하틀은 SNS를 통해 “우리가 함께한 18년에 매우 감사하며, 그 시간이 더 길었기를 바란다”고 애통함을 전하며 사고 차량 운전자를 향해 “당신을 용서했다. 이 사건이 당신의 남은 인생을 망치게 두지 말라”고 덧붙였다.
이승주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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