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종 논설위원
어느 정당이든 의원과 당원들의 부정부패·해당행위 등을 단죄하기 위해 윤리위원회를 두고 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은 윤리심판원, 국민의힘은 중앙윤리위원회를 두고 있다. 세계 각국의 정당들도 형태는 다르지만, 당내에 윤리위원회와 같은 기구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중국과 북한 등 사회주의 계열 국가의 윤리위 성격의 기구는 자유 진영보다 훨씬 강력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
중국공산당의 기율위원회는 당 간부의 뇌물수수, 횡령 등 부패 수사에서부터 노선 불복종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는 당의 핵심 기구다. 우리나라의 예전 검찰과 같은 역할을 한다. 가끔 당의 핵심 간부가 공식 석상에서 사라지면 백발백중 기율위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면 된다. 기율위는 ‘유치(留置)’ 제도를 통해 일정 기간 외부와 격리해 조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우융캉(周永康) 정치국 상무위원, 쑨정차이(孫政才) 정치국 위원 등이 기율위에 의해 모든 공직에서 박탈되는 최고 수위의 징계를 받은 바 있다.
북한은 노동당 조직지도부가 이 같은 역할을 한다. 김정은의 최측근인 조용원이 최고인민회의 의장으로 갔다가 다시 이곳으로 복귀한 상태다. 김정은의 고모부 장성택의 숙청도 조직지도부에서 이뤄졌다.
판사·대검 감찰부장 출신인 한동수 변호사가 원장을 맡고 있는 윤리심판원은 올해 초 공천헌금 의혹을 받은 김병기 전 원내대표를 제명 처분한 바 있다. 전당대회 분위기가 과열되면서 김민석 후보는 자신이 당선되면 계파 활동, 상호 비방한 당원들을 윤리심판원에 회부해 징계하겠다고 한다. 이에 맞서 정청래 후보도 자신이 당선되면 신천지 의혹을 제기한 김민석 후보를 징계하겠다는데 여당도 ‘징계정치’가 시작될 모양이다.
한동훈 의원을 제명한 국민의힘 윤리위는 가천대 경찰행정학과 윤민우 교수가 위원장을 맡고 있다. 역대 이양희 성균관대 교수, 여상원 변호사 등 윤리위원장은 자주 기자 브리핑을 했지만, 윤 위원장은 언론 인터뷰는커녕 당사에 포착된 적이 없다.
최근 우종환 윤리위 부위원장이 윤 위원장이 내부 징계 관련 비밀을 외부에 유출했다며 사퇴를 요구하는 등 내홍이 심각하다. 윤리위가 ‘비(非)윤리’의 대명사가 됐다니 기가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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