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4일 국무회의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심의·의결함으로써 오랫동안 논란이 됐던 ‘검사 수사권 완전 박탈’ 문제가 법률 차원에서는 일단 매듭지어졌다. 이 대통령은 법률안 공포 권한(헌법 제53조)을 행사한 셈이지만, 재의 요구(거부권 행사)를 해야 할 사유가 상당했다는 점에서 책임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이 대통령은 “사필귀정의 필연적 조치”라면서 “국회 입법권을 부정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라고 보기 어렵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법률 집행기관’인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무책임한 결정으로 보인다. 72년간 유지되던 국가 형사사법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일은 여당 당론 결정 이후 10일 만에 일사천리로 해선 안 된다. 시행 뒤 문제점을 보완하겠다는 자세도 무책임의 극치다.
이 대통령 스스로 “변호사를 오랜 세월 했지만, 검찰은 물론이고 경찰 수사도 못 믿겠더라”라고 했다. 변호사 시절 형사사건을 많이 변론한 경험에서 나온 발언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문제가 없도록 보완한 뒤에 시행했어야 할 것이다. 국민은 위험한 형사사법체계 개편의 실험 대상이 아니다. 주무 장관인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이날 여당을 향해 “뒷감당은 어떻게 하려고”라며 마치 남 얘기하듯 하는 발언을 했다고 한다. ‘훨씬 좋아진 형소법’이라고 홍보하는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형사사법 약자들의 어려움이 더 커질 것이라는 지적에 “국선 변호인을 쓰면 된다”라고도 했다. 한결같이 국민 입장에서는 개탄스럽다.
검찰 독재 등의 주장도 침소봉대다. 검찰 보완수사로 진상이 밝혀진 ‘광주 여고생 살해 사건’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고 검찰의 정치권 수사에 대한 폐해만 거론했다. 검찰 수사의 1%밖에 안 되는 정치권 수사를 이유로 99% 일반 범죄 수사의 법익을 외면한 셈이다. 검찰이 해주던 법률 서비스를 범죄 피해자들이 감당해야 할 상황이 닥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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