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노무현을 배신하고 정몽준에게 넘어갔다.” “반명(반이재명)·분열주의·신천지의 대회전이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의 양강 후보인 김민석·정청래 후보의 경쟁이 정책과 노선 대결을 넘어 상대방의 정치적 정체성과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을 문제 삼는 감정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김 후보가 당내 화합을 전면에 내세우기 시작했지만, 정 후보는 “사과부터 하는 것이 순서”라며 맞서고 있다. 오는 17일 새 대표가 선출된 뒤 두 후보와 지지 세력이 실제 하나의 당으로 다시 화합할 수 있을지 궁금증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두 후보는 8일 제주 헤리티크제주와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서도 정면충돌했다. 김 후보는 “당 대표가 되면 당의 모든 경선 갈등을 완전히 ‘제로’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확실하게 시작하겠다”며 화합을 앞세웠다. 보수·진보·중도의 유능한 인사를 포괄하는 정당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그러나 정 후보는 김 후보의 ‘화합론’ 자체를 맹공했다. 김 후보가 이번 전대를 ‘반명·분열주의·신천지와의 대결’로 규정해 놓고 이제 와서 화합을 얘기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정 후보는 신천지 관련 의혹 제기에 대한 사과를 먼저 요구하면서 김 후보를 향해 “뻔뻔하다”고 직격했다. 자신이 대표가 될 경우 이 대통령의 레임덕이 시작될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을 두고도 “거짓 선동” “마타도어” “망발”이라고 반발했다.
두 사람의 충돌은 이미 한두 차례의 설전 수준을 넘어섰다는 분석이다. 김 후보는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민주당의 총선 승리냐, 정부 흔들기와 당 분열이냐를 선택하는 선거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정 후보는 김 후보의 정치적 ‘아킬레스건’인 2002년 대선을 지속적으로 끄집어 냈다. 정 후보는 이날도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을 배신하고 정몽준으로 넘어갔던 아픈 추억을 우리는 기억한다”며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했다. 단순히 현재의 당 운영 능력이 아니라 김 후보의 정치적 의리와 신뢰성 자체를 공격한 것이다.
이 때문에 이번 전당대회 이후, 단순한 ‘악수 정치’만으로 두 사람의 갈등을 끝내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무엇보다 공격의 내용이 정책이나 공약의 차이를 넘어서 화합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반명’, ‘분열주의’, ‘배신’, ‘신천지’, ‘마타도어’ 등의 단어는 상대의 정책 판단보다 정치적 정통성과 도덕성, 이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 자체를 문제 삼는 표현들이다. 최고위원 후보들까지 친명과 친청으로 나뉘어 공방에 가세하면서 두 후보 개인의 감정싸움만으로 보기 어려워졌다.
특히, 1%포인트 안팎의 초박빙 승부가 계속되면서 패배한 쪽이 결과를 깨끗하게 받아들이고 승자 중심으로 재결집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정계에서는 오는 17일 전당대회에서 누가 승리하느냐 못지않게 승자가 패자를 어떻게 대하느냐가 민주당의 진짜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임대환 기자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1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