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 앞두고 앞다퉈 민생지원금
재정자립도 10% 안팎인데도
함평 50만원·고창 30만원씩
가용재원 짜내 재정위기 우려
‘이재명式 포퓰리즘’ 이어가
함평 = 김대우·속초 = 이성현·부안 = 박팔령 기자
경기도가 민선 9기 출범 한 달 만에 ‘재정 비상’을 선언하는 등 지방자치단체들의 곳간이 바닥을 보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상당수가 추석 연휴를 앞두고 또다시 민생지원금을 풀고 있다. 대부분 재정자립도가 한 자릿수이거나 10%대에 불과한 곳들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재정건전성 악화를 무릅쓰고 ‘이재명 경기지사식 포퓰리즘 유산’을 이어 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함평군은 오는 9월 7일부터 전체 군민 약 2만9000명에게 1인당 50만 원의 1차 민생지원금을 지급한다. 이는 이남오 함평군수가 지난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군민 1인당 100만 원의 민생지원금 지급을 공약한 데 따른 것이다. 재정 형편이 여의치 않은 함평군은 지난달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관련 예산 151억1000만 원을 편성했다. 군은 예산 상황을 살펴 내년 2차(50만 원) 지급을 검토할 계획이다.
강원 속초시는 고유가·고물가로 인한 시민의 경제적 부담을 덜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한다는 명목으로 지난달 20일부터 1인당 20만 원의 민생지원금(속초사랑상품권)을 지급하고 있다. 민생지원금은 민선 9기 이병선 속초시장의 공약으로, 시는 지난 6월 추경을 통해 재원을 마련했다.
전북에서는 고창군·부안군·완주군 등 3개 군이 추석 전 주민 1인당 30만 원의 민생지원금을 지급한다. 고창군과 완주군은 정부 1차 추경 배정분과 교부금 등을 활용해 예산을 마련할 방침이며, 부안군은 200억 원대 군유지(골프장 등)를 매각해 충당할 예정이다. 이들 지자체 역시 지자체장들이 민생지원금 지급을 공약한 바 있다. 경남 의령군은 1인당 50만 원, 통영시는 35만 원, 충북 영동군은 30만 원의 민생지원금을 추석 전 지급할 계획이다.
문제는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들이 비상시에 쓰려고 모아 둔 기금 등 가용 재원을 짜내 민생지원금을 지급하면서 재정 위기가 가중될 수 있다는 점이다. 복지 사업 등이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된다. 올해 함평군 재정자립도는 8.2%, 의령군은 8.3%, 영동군은 9.9%로 10%를 밑돈다. 통영시는 13.6%, 속초시는 17.7%에 머물고 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민생지원금은 지급 초기 반짝 소비 진작 효과를 낼 수는 있겠으나 장기적으론 선심성 예산 편성을 고착화해 재정건전성을 악화하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대우 기자, 이성현 기자, 박팔령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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