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이란의 협상 조건 받아들일 생각 없다는 뜻

이란, 호르무즈 개방 위해 6개 조건 제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의 전쟁 피해 배상 요구에 맞서 미국 역시 이란에 배상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둘러싼 양국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협상 교착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나도 마찬가지로 이란에 배상금을 요구할 것이다”고 적었다. 이어 “내 협상대표들에 이 사안을 향후 모든 협상에 확실히 포함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개방하는 조건으로 미국에 전쟁 피해 배상을 요구한 데 대한 맞대응으로 풀이된다. 이란은 앞서 미국에 해상 봉쇄 해제와 미군 철수, 제재 및 동결자산 해제 등과 함께 전쟁 피해 전액 배상을 요구했다. 미국 역시 배상 문제를 협상 조건으로 내세우면서 이란의 요구를 받아들일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협상대표들이 5개월간의 군사 충돌 기간 자신들이 입은 피해에 대해 배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 충돌은 그들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시작됐으며, 심지어 그것은 우리 협상이나 회담에서 언급된 적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그것은 흥미로운 생각인데, 왜냐하면 지금부터 나도 마찬가지로 이란으로부터 배상을 요구할 것이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미국에 배상해야 할 대상으로 과거 이란의 군사·테러 활동으로 피해를 본 사람들도 거론했다. 그는 “그들이 노변폭탄과 수많은 분쟁으로 살해했거나 중상을 입힌 모든 사람들에 대해, 솔레이마니가 주도한 것으로 미 해군 구축함 콜함에서 살해된 이들의 가족과 전투에서 사망한 다른 수천명에 대해” 이란이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추가로 이란이 지난 50년간 살해한 수십만명의 무고한 시위대 가족들에게도 배상금이 지급돼야 하고, 지난 5개월간 사망한 5만2000명은 말할 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른 글에서 “또한 이란 협상과 관련해, 이란은 레바논, 시리아, 예멘,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입힌 피해와 사망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관련해 이미 6개 조건을 제시한 상태다. 모하마드 바게르 졸가르드 이란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지난 8일 △미국의 대이란 위협·모욕 중단 △이란과 레바논·가자·예멘·이라크내 동맹세력에 대한 전쟁 영구 종식 △해상 봉쇄 해제 △이란 주변 미군 철수 △전쟁 피해 전액 배상 및 모든 제재 해제 △이란 동결자산 전면 해제 등을 요구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이날 미국이 이란의 조건을 받아들이기 전에는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양측이 모두 배상과 제재, 군사력 철수 등을 둘러싸고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면서 협상이 당분간 진전을 이루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집무실에서 이란에 대한 다음 조치를 묻는 기자들에게 “알게될 것이다”고만 답했다. 배상금 요구와 관련해서는 “배상돼야할 손해가 있다면, 이란이야말로 그런 피해에 배상해야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호르무즈 해협이 언제 개방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는 “지금도 열려있다. 우리는 많은 배들을 데려오고 있고, 당장 그 해협을 통제하는 유일한 곳은 미 해군이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조금 상황을 복잡하게 하는 것은 그들이 가끔 기뢰를 투하한다는 것이다”며 “우리는 전체 해협의 기뢰를 제거했고, 지금 100%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의 경제 상황을 겨냥한 발언도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완전히 파산했다. 군인들 월급을 주지 못하고 전날 밤까지 물가상승률은 300%다”며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가 주도한 ‘가자지구 평화 합의’를 거부한다고 밝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관련해서는 “오늘 트루스소셜에 반응을 올릴 것이다”고 예고했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으며 “(이스라엘과의)관계는 매우 좋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이란의 추가 요구에 대해 “우리는 낮은 강도로 대응하고 있다(We are low keying it)”며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는 듯한 태도를 보였지만, 하루 만에 이란에 대한 배상 요구를 공식화하며 강경한 대응을 예고했다.

김무연 기자
김무연

김무연 기자

디지털콘텐츠부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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