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호선, 공항철도, KTX 얽혀
화살표 제각각 “한국인도 혼동”
길 찾기 도우미 유튜브도 등장
“지하철에서 내렸는데 지상으로 나가는 길을 못 찾겠어요.”
12일 수도권 지하철 노선 등이 복잡하게 얽힌 서울역에서 만난 중국인 관광객 리징(여·26) 씨는 휴대전화 지도와 번역기를 번갈아 들여다보며 개찰구 주변을 연신 두리번거렸다. 지하철에서 내린 뒤 출구를 찾지 못한 그는 결국 지나가던 한국인에게 번역기 화면을 내밀며 도움을 청했다. 역사 곳곳에선 가던 길을 되돌아오거나 개찰구를 빠져나갔다가 다시 들어오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쉽게 눈에 띄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외국인 관광객 등이 몰린 서울역에서 이처럼 이용객이 목적지를 찾지 못해 헤매는 이른바 ‘길 찾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철도 당국 등에 따르면 서울역이 초행자에게 길 찾기가 유독 어려운 이유는 여러 철도와 지하철 노선이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이곳엔 수도권 지하철 1·4호선과 경의중앙선, 공항철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등 5개 노선이 몰려 있다. 여기에 KTX와 일반 열차 역까지 연결돼 있어 지상·지하 승강장, 대합실, 환승 통로가 복잡하게 얽힌 구조다. 다수 이용객이 “비슷한 형태의 안내표지판이 이어지고 이동 동선도 여러 갈래로 나뉘어 있어 한국 지하철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은 물론 한국인도 길을 헷갈리기 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서울역 재승차 건수는 166만1386건으로 전체 지하철역 가운데 가장 많았다. 2위인 잠실역(92만7584건)보다 약 1.8배 많은 수준이다. 재승차는 승객이 출구나 목적지를 착각해 개찰구를 빠져나갔다가 다시 들어오는 등 하차 태그를 한 뒤 일정 시간 안에 같은 역으로 들어오는 경우를 말한다.
문제는 길을 잃었을 때 도움을 받기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철도와 지하철 역사에도 무인화가 확산하면서 역무원이 상주하는 고객안내 창구는 점차 줄고 있다. 사정이 이렇자 최근에는 서울역에서 길을 헤매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직접 다가가 환승 경로와 출구를 안내하는 유튜브 콘텐츠까지 등장했다.
공항철도 관계자는 “공항철도와 지하철 1·4호선 간 이동 과정에서 이용객들이 혼선을 겪는 경우가 있어 승차권 구매와 환승 편의를 위한 안내표지를 지속적으로 개선해왔다”며 “앞으로 안내하는 배너를 추가로 설치하는 등 안내체계를 보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레일과 서울교통공사, 공항철도, GTX-A 운영사 등이 참여하는 서울역 기관협의체도 구성한 만큼, 관계 기관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이용객 불편 사항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개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조언 기자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5
- 좋아요 2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9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