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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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사주를 풀어주는 시대이지만, 오히려 무속신앙과 관련된 점집이나 철학관 등은 성업중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미래에 대한 불안과 SNS를 통한 점술의 대중화, 상담과 위안을 원하는 수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12일 국가데이터처의 전국사업체조사에 따르면 ‘점술 및 유사 서비스업’ 사업체가 지난 2021년 9028곳에서 2023년에는 9895곳으로 9.6% 늘었다. 같은 기간 종사자 역시 9711명에서 1만512명으로 8.2% 증가했다. 이 통계에는 무속뿐 아니라 사주·타로 등 유사 서비스업도 포함돼 있다.

이런 증가세는 지난 2024년에도 이어졌다. 국가데이터처 전국사업체조사 잠정치를 인용한 자료를 보면 2024년 점술 및 유사 서비스업 사업체는 1만950곳, 종사자는 1만1593명으로 집계됐다. 2021년에 비하면 사업체는 21%, 종사자는 19% 증가한 규모다. 신고된 사업체 통계로만 보면 AI 확산기에도 오히려 점술업은 몸집을 불린 셈이다.

이처럼 점집이 오히려 증가하는 것은 ‘사회적 불확실성’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올해 만 13~69세 1,200명을 조사한 결과, 점·사주·타로를 이용하는 이유 1위가 ‘불안감 해소’(54.2%)였다. 이후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가 33.8%, ‘단순한 호기심’이 32.1%를 기록했다. 점술 결과를 전적으로 믿는다기보다 답을 찾기 어려운 취업·직장·연애·재산 문제에서 마음을 정리하고 조언을 얻는 용도로 소비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의미다.

실제, 같은 조사에서 73.3%는 점술 결과 가운데 ‘들을 만한 조언만 참고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점술 결과가 실제 자신의 삶을 반영한다고 본 비율은 19.9%에 불과했고, 중요한 결정을 점술 결과에 따라 내린 경험이 있다는 응답 역시 18.3%에 그쳤다. 점술 소비가 과거처럼 미래를 맞히는 ‘예언’에 의존하기보다 심리적 위로나 자기분석의 성격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특히, 2030세대에서는 사주와 타로를 MBTI 같은 자기분석 콘텐츠의 연장선이나 친구들과 함께 즐기는 놀이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이 이같은 점집의 인기를 더하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유튜브와 SNS가 점집의 경쟁자가 아니라 오히려 신규 고객을 끌어오는 ‘입구’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엠브레인 설문조사를 보면, 최근 1년간 점술 콘텐츠를 접했다는 응답이 52.7%를 기록했고, 접촉 경로도 유튜브가 60.4%로 가장 많았다. SNS 38.6%, OTT 34.0%가 뒤를 이었다. 특히 20대의 점술 콘텐츠 접촉률은 71.0%에 달했다.

온라인을 통해 점술을 자주 접한 사람은 실제 서비스 이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훨씬 높았다. 점술 콘텐츠를 접해본 사람의 점·사주·타로 이용 경험률은 76.1%였지만 콘텐츠를 접하지 않은 사람은 47.0%였다. 이용 경험이 있는 사람들의 채널을 보면 길거리 점집이 55.6%, 타로점이 42.2%로 여전히 오프라인 비중이 높았다. AI·유튜브·SNS가 전통적인 점집을 없애기보다 점술 자체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춰 오프라인 시장까지 키우는 효과를 내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AI 운세 서비스 등도 점집의 경쟁자로만 보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오히려 AI를 통해 자신의 사주를 묻거나 AI 운세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가 확산하고 있고, 이에따라 오프라인 상담 수요도 덩달아 증가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AI가 점을 더 쉽게 볼 수 있게 만들었지만 ‘점집을 갈 이유’까지 없앤 것은 아닌 셈”이라며 “오히려 유튜브와 SNS, AI를 통해 점술을 처음 접한 사람이 늘고, 불확실한 현실에서 조언과 위로를 구하는 수요까지 맞물리면서 시장의 저변이 넓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임대환 기자
임대환

임대환 기자

디지털콘텐츠부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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