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망이 설치된 우크라이나 도로. AFP 연합뉴스
그물망이 설치된 우크라이나 도로. 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의 해상 무인 항공기(드론) 공격을 막기 위해 러시아가 유조선과 흑해 항만시설에 그물망과 금속 케이지를 설치한 모습이 포착됐다.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을 막기 위해 러시아 유조선과 항만시설에 그물망을 설치한 모습이 처음으로 확인됐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가 공개한 사진에는 유럽연합(EU)과 영국의 제재 대상인 러시아 유조선 카루조호가 그물망과 금속 케이지로 선교를 감싼 채 흑해를 빠져나가는 모습이 담겼다. 사진은 튀르키예의 해상 운송 분석가 요루크 이시크가 전날 보스포루스 해협에서 촬영했다. 사진을 보면 선교 측면에는 그물망이 설치됐고 선교 상부는 금속 케이지로 덮여 있다. 선교는 선박을 조종하고 지휘하는 공간이다. 또 다른 제재 대상 유조선 리즈벨호도 튀르키예 이스탄불 남쪽 마르마라해에서 선교를 그물망으로 감싼 채 운항하는 모습이 확인됐다고 이시크는 전했다.

그동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은 도로와 군사시설 등에 드론을 막기 위한 그물망을 설치해 왔지만 유조선 등 민간 선박에까지 이 같은 방어 시설이 적용된 사례가 공개된 것은 이례적이다. FT는 우크라이나가 도로 등에 설치한 방어망은 비교적 정교한 반면, 러시아 유조선의 그물망은 급히 덧댄 듯한 임시 구조물에 가까워 보인다고 평가했다. 위성사진에서도 러시아 흑해의 전략 거점인 노보로시스크 항구 해군기지 주변에 그물망과 각종 방어 시설이 추가로 설치된 모습이 확인됐다고 FT는 전했다. 이곳에는 러시아 흑해함대가 주둔하고 있다.

해운정보업체 탱커트래커즈의 공동창업자 사미르 마다니는 “러시아 유조선 카루조호 선원들을 선교를 그물망으로 덮는 것은 물론 본인들도 그물망 안으로 들어갔다”며 “(선원들이 느낀) 공포는 진짜”라고 말했다.

한편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지난 7월 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흑해를 운항하는 유조선에 대한 드론 공격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성윤정 기자
성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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