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기념관에 한국 독립운동 관련 사료를 기증한 중국 수집가 왕진쓰씨. 연합뉴스
독립기념관에 한국 독립운동 관련 사료를 기증한 중국 수집가 왕진쓰씨. 연합뉴스

한국 독립운동사를 연구하는 중국인 수집가가 20여년간 모은 사료를 한국에 기증해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일본·러시아 등을 돌며 수집한 독립운동 관련 신문과 사진 등 12점으로, 그동안 내용만 알려졌던 한인애국단 성명서의 당시 신문 실물도 포함됐다.

제81주년 광복절을 이틀 앞둔 지난 13일 중국 베이징의 한 찻집에서 한국 언론과 만난 중국인 수집가 왕진쓰(王錦思·55) 씨는 “중국에서는 이런 신문이 크게 주목받지 못하지만 한국에서는 훨씬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자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왕 씨가 독립기념관에 기증한 자료에는 백범 김구 선생이 이끈 한인애국단의 항일투쟁 성명서가 실린 중국신문과 윤봉길 의사의 훙커우 공원 의거를 다룬 일본신문, 중국에서 활동한 조선인 항일운동가들의 사진 등이 포함됐다. 특히 1936년 중국신문 ‘구망정보’에 실린 한인애국단의 ‘삼가 중국 혁명 동지들에게 보내는 글’은 당시 신문에 실린 실물이 확인된 첫 사례다.

왕 씨는 20여년 전 옛 지도와 사진 등을 모으기 시작한 뒤 청일전쟁과 러일전쟁, 중일전쟁 관련 자료로 수집 범위를 넓혔다. 이 과정에서 일제의 한반도 침탈과 한국 독립운동 관련 자료도 자연스럽게 모았으며 현재 소장자료는 수천 점에 이른다. 그는 “독립기념관이 중요하게 평가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증한 보람을 느꼈다”며 “어떤 사람에게는 폐지일 수 있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왕 씨는 중국에서 만주사변을 기억하기 위해 매년 9월 18일 방공 경보를 울리자는 운동을 처음 제안한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관련 자료를 모으면서 한국 독립운동사를 조금씩 공부했고, 이런 자료는 한국에서 더 유용하게 쓰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한국 독립운동과 근현대사 관련 자료를 추가 기증할 계획인 왕 씨는 자료가 연구와 전시, 교육에 활용되기를 희망했다. 또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론’을 언급하며 “중국, 한국, 일본의 우호를 위한 평화박물관이 설립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현욱 기자
이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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