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캡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캡처

중국에서 고향을 떠나 도시나 해외에서 생활하는 자녀들을 대신해 산골에 홀로 남은 노부모를 찾아가는 일을 하는 30대 남성이 이색 직업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그가 산길을 달려 노인들을 찾아간 횟수만 200차례가 넘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6일 중국 매체 지우파이뉴스를 인용해 후베이성 이창에 사는 톈루이(39)의 사연을 전했다.

톈은 과거 농촌지역 택배기사로 일했으며 현재는 작은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다. 택배기사 시절 그는 산간마을 곳곳을 다니면서 복잡하고 구불구불한 산길을 익혔다. 동시에 농촌의 또 다른 현실도 목격했다. 자녀들이 일자리를 찾아 먼 도시나 해외로 떠난 뒤 고향에 홀로 남아 늙어가는 부모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이었다.

그는 지난해 자신의 경험을 활용해 멀리 떨어져 사는 자녀와 부모를 이어주는 일을 시작했다. 그는 스스로를 두 세대를 연결하는 ‘중간자’라고 표현했다.

의뢰를 받으면 먼저 의뢰인 부모의 주소와 필요한 물품을 확인하고 산길 이동 경로를 짠다. 자녀의 부탁을 받아 약과 음식, 생필품은 물론 생일케이크까지 구입해 부모에게 전달한다.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의뢰인은 중국에서 1만7000㎞ 이상 떨어진 볼리비아에 살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직접 중국을 방문하는 데 드는 비용이 너무 커 톈에게 부모 방문을 부탁했다는 것.

수많은 노인을 만나면서 톈이 깨달은 것은 따로 있었다고 매체는 전했다. 경제적 생활수준은 과거보다 좋아졌지만 노인들에게 더 절실한 것은 물건보다 사람과의 대화와 가족의 관심이라는 것이다.

톈은 “그들이 정말 원하는 것은 자녀들이 자신을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 그리고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례로 톈은 지금까지 5차례를 방문했던 80대 여성 노인의 예를 들었다. 그가 돌아갈 때마다 노인은 “다음에는 언제 또 올 거야?” 똑같은 질문을 한다고 했다.

손주들을 대신해 100세에 가까운 또 다른 여성을 찾아간 사연도 소개했다.이 노인은 고령에도 기억력이 또렷해 증손주 16명의 생일까지 기억하고 있었다. 오히려 톈에게 직접 식사를 만들어주고 오랜 친구처럼 대하면서 다시 찾아오라고 당부하기도 했다고 한다.

SCMP는 이 같은 서비스가 등장한 배경에 중국의 급속한 고령화와 대규모 인구 이동이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에서는 자녀가 취업 등을 위해 고향을 떠난 뒤 혼자 생활하는 노인들을 ‘빈 둥지 노인(空巢老人·empty nest elderly)’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SCMP가 인용한 공식 통계에 따르면 이들의 숫자는 2020년 기준 전국적으로 1억1800만명에 달했다.

임대환 기자
임대환

임대환 기자

디지털콘텐츠부 / 기자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