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건설현장서 채용·금품 요구
법원 “자유로운 경영 판단으로 보기 어려워”
노조원 채용을 거절한 건설사를 상대로 민원과 집회를 제기할 것처럼 압박하고 금품을 요구한 혐의를 받은 노조 간부들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4단독 이영곤 판사는 폭력행위처벌법 위반(공동공갈 등) 혐의로 기소된 노조 본부장 A 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노조 간부 2명에게는 각각 징역 10개월과 8개월을 선고하되 형의 집행을 2년간 유예했다.
A 씨 등은 지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충남 천안과 충북 진천 등 5개 건설현장에서 집회를 열며 노조원 채용을 요구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스카이 차량을 이용해 공사 현장을 촬영하면서 민원을 제기할 것처럼 압박하거나, 채용 요구를 거절한 업체에 “집회하면 서로 피곤하니 좋게 하자”는 취지로 말하며 금품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건설사들은 공사 차질을 우려해 노조원을 채용하거나 기부금 등의 명목으로 돈을 건넨 것으로 파악됐다.
A 씨 등은 재판에서 노조의 정당한 권리를 행사했을 뿐 협박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들이 직접적으로 공사를 방해하겠다고 말하지 않았더라도, 건설업계 특성상 집회나 민원으로 공사가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을 피해 업체들이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업체들이 노조 요구를 받아들인 것을 자유로운 의사나 경영상 판단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노조의 이름으로 채용을 강요하고 돈을 갈취한 죄질이 상당히 불량하다”며 협박의 정도와 각 피고인의 역할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소속됐던 노조는 2023년 해산했다.
노지운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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