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날 SNS에 “한미 연합훈련 규모 대폭 축소 지시”
브런슨, 캠프 보니파스 판문점 도끼만행 50주기 추모식도 불참
제이비어 브런슨(육군 대장) 주한미군사령관 겸 유엔군사령관이 18일 예정된 공개 행사 일정을 취소하고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를 방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 연합훈련 대폭 축소 지시에 따라 현재 진행 중인 하반기 정례 한미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Ulchi Freedom Shield) 훈련 조정 및 진행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온 것으로 관측이 나오다.
브런슨 사령관은 이날 오후 3시 25분쯤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 방문했다가 20분 정도 머문 뒤 3시 45분쯤 떠났다. 청사 정문에서 기자들과 마주친 브런슨 사령관은 ‘국방부를 찾은 이유가 뭐냐, 훈련이 계획대로 진행되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를 보지 않았냐”며 “이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왔다”고 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청사에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면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연합훈련 축소 지시에 따른 후속 방안 등을 논의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브런슨 사령관은 이날 오전 경기도 파주 공동경비구역(JSA)경비대대에서 진행하는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 50주기 추모식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불참했다.
추모식에서 스콧 윈터 유엔군사령부 부사령관은 “브런슨 사령관이 한 시간여 전 헬리콥터에서 저에게 전화했다. 긴급한 호출로 인해 부득이 참석하지 못하게 된 점에 깊은 유감을 표했고 대신 추도사를 전해달라고 부탁했다”라고 설명했다.
브런슨 사령관의 이번 국방부 청사 방문은 지난 17일부터 시작한 UFS 연합연습 축소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6일(현지시간) SNS를 통해 “김정은 총비서와 내가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예전부터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참여한 것에 동의해 온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서 “이제 훈련을 취소하기엔 너무 늦었다는 점을 감안해 피트 헤그세스 미 전쟁부(국방부) 장관에게 연합훈련 규모를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미 전쟁부 관계자는 17일(현지시간) “전쟁부는 최고통수권자의 지시를 이행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히면서 관련 지시 이행이 본격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 이후 한미연합군사령부가 UFS 연습을 위해 경기 성남에 설치한 전시지휘소 ‘CP탱고’ 인력들도 투입 하루 만에 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CP탱고는 전쟁 발발 시 한미연합사 지휘부가 머무는 전시 지휘소다.
미 국방부(전쟁부) 관계자는 17일(현지시간) 오후 UFS 관련 성명을 통해 “전쟁부는 최고통수권자의 지시를 이행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주한미군은 “미군은 군 통수권자 지시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18일 현재까지 UFS 관련 기존 한·미 양국이 발표한 훈련 일정에서 특별히 변화된 것은 없다는 반응이었다. 그런 가운데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국방부를 전격 방문한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1기 행정부에 이어 이번에도 일방적으로 한·미 훈련 축소를 지시하면서 연합훈련 축소 및 폐지 상시화 및 대비태세 약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18년 6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통해 연합훈련 중단을 전격 선언한 뒤 주요 훈련들이 실제로 축소·폐지됐다. 향후 미·북 정상회담 등이 급진전될 경우 8년 전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대목이다. 유지훈 한국국방분석연구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미군의 훈련 참여 축소, 지원 자산 감소 등이 나타날 수 있다”며 “트럼프 지시는 한미동맹 준비태세를 대북 협상카드로 전환할 위험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미 양국은 UFS 연습 기간 예정된 야외실기동훈련(FTX)의 경우 대대급 이상으로 통합한 14건으로 지난해보다 줄어든 규모다. 지난해 UFS 기간 연합 FTX는 대대급 이상 17건을 포함해 중대급 이상 기준으로 총 22건을 실시했다. 양국은 과거 UFS 기간에 집중됐던 연합 FTX를 이재명 정부 들어서는 연중 분산해 시행하는 추세다.
정충신 선임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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