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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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18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하락 마감했다. 높은 국제유가와 급등한 장기 국채금리가 기술주를 압박하면서 나스닥지수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인베스팅닷컴 등에 따르면 이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6.38포인트(0.22%) 내린 5만3343.4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53.30포인트(0.69%) 내린 7691.76, 나스닥 종합지수는 355.20포인트(1.33%) 떨어진 2만6289.71로 마감했다.

투자심리를 짓누른 것은 평화협상 기대의 후퇴였다. 미국과 이란이 지난 6월 체결한 잠정 합의에 따른 60일 협상 시한은 지난 17일 종료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 진행 중인 협상도, 예정된 협상도 없다고 밝혔고, 이란 고위 당국자는 외교 교착을 이유로 ‘전면 공세’ 태세로 전환하겠다고 경고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불확실성에 국제유가도 올랐다. ICE선물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0.17% 오른 배럴당 91.02달러,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0.52% 상승한 84.94달러에 마감했다. 두 유종 모두 지난달 24일 이후 최고치다.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는 채권시장에 직격탄이 됐다. 미 30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5.3371%까지 올라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10년물 금리도 한때 4.7478%로 2025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장 후반 다소 내려왔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금리에 민감한 기술주와 반도체주가 크게 밀렸다. 마이크론이 약 7%, 메타가 4.4%, 엔비디아가 2.3% 하락했고 웨스턴디지털 등 데이터저장 관련주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높은 금리는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에 필요한 자금조달 비용을 끌어올려 인공지능(AI) 관련 기업의 밸류에이션 부담을 키운다. AP통신은 최근 AI 열풍으로 크게 오른 종목들이 고금리와 고평가 우려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같은 흐름에서 서학개미들이 큰 관심을 보이는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는 전장 대비 9.2% 빠졌다.

국내 반도체주에도 부담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와 마이크론·엔비디아 등락에 사실상 실시간으로 연동돼 왔는데, 이번에 마이크론이 7% 급락하며 메모리 업종 전반이 밀렸기 때문이다.

KB증권은 앞서 미 10년물 금리가 5.0∼5.3%를 넘어서면 벤처캐피털과 연기금 등 자금 공급자들이 투자 규모를 줄이면서 AI 투자 열풍이 꺾일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다만 국내 메모리 업체들은 장기공급계약(LTA)으로 생산 물량 상당 부분이 확정돼 있고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도 3∼4배 수준에 머물러, 밸류에이션 부담이 큰 미국 AI주와는 결이 다르다는 반론도 나온다.

투자자들은 19일 공개되는 미 연방준비제도의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주목하고 있다. 고유가와 인플레이션 압력이 향후 통화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사다. 이번 주에는 타깃과 로우스, 월마트 등 주요 유통업체의 실적 발표도 예정돼 있어 미국 소비 상황에 대한 관심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승주 기자
이승주

이승주 기자

디지털콘텐츠부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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