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치솟는 식료품 가격 부담을 낮추기 위해 수입 소고기 관세를 한시적으로 인하하기로 했다. 물가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지만 미국 목축업계에서는 자국 생산자를 희생한 정책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90일간 최대 30만t의 다진 소고기 생산용 수입 쇠고기 부산물에 부과되는 할당 외 관세를 한시적으로 철폐하기로 했다. 대신 외국 수출업체가 미국 수출 가격을 25% 낮추고, 인하분을 미국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2주 안에 행정명령에 서명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최근 미국의 식료품 물가 부담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소고기 가격은 트럼프 대통령이 2025년 1월 취임한 이후 약 25% 상승해 파운드당 5.50달러에서 6.85달러로 올랐다. 이란 전쟁으로 연료와 비료 가격까지 상승하면서 농가의 생산비 부담도 커졌다. 백악관은 이번 조치가 단기적인 공급 부족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동시에 미국 내 소 사육두수를 늘리기 위해 목축업계와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 목축업계의 반발은 거세다. 미국 전국소고기협회(NCBA)는 정부가 보조하는 저가 수입 소고기를 시장에 공급하는 것은 미국 내 소고기 생산 기반을 확대하는 해법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네브래스카의 한 목축업자는 “미국 축산업계를 무너뜨리지 않고 가격을 낮출 방법을 찾을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와이오밍의 한 목축업체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를 공유하며 “배신”이라고 반응했다.
농업지역을 지역구로 둔 공화당 의원들도 우려를 나타냈다. 데브 피셔 네브래스카주 상원의원은 “식료품 가격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지만 미국 생산자를 희생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몬태나주 상원의원 팀 시히는 이번 조치가 미국 목축업자들에게 추가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반대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발표 직후 미국 소 선물가격은 파운드당 2.13달러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낙폭을 회복해 2.18달러로 마감했다. 10월 인도분 생우 선물은 1.9% 하락한 2.14달러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중간선거를 의식한 정치적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가 소비자 물가를 낮추기 위해 수입 규제를 직접 완화하면서 미국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서 정책적 충돌이 불거지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영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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