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유의 ‘대법관 재제청’ 갈등
조희대 부친상, 입장표명 미뤄져
대법관 제청을 둘러싸고 청와대와 사법부가 정면충돌한 가운데 조희대 대법원장의 부친상을 계기로 여권 인사들이 잇따라 빈소를 찾으면서 갈등을 풀 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다만 청와대가 여성 대법관 선임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함께 추천한 여성 후보 중 김민기 수원고법 판사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31일) 경북 포항에 마련된 조 대법원장 부친 빈소에는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해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김기표·김남희 민주당 의원 등이 잇따라 조문했다. 강 실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오지 못해 자신을 보냈다는 뜻을 전달했고, 조 대법원장은 “감사의 마음을 대통령께 꼭 전해달라”고 답했다.
김 대표는 장례 기간 조 대법원장에 대한 직접적인 거명을 자제하고 공적 메시지에 예우를 갖춰달라고 당에 요청했다. 조 대법원장을 불러 대법관 서면 제청 등을 따지려 했던 법사위 현안질의도 부친상을 이유로 취소됐다.
청와대의 사실상 재제청 요구에 대한 조 대법원장의 입장 표명은 이번 주 후반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인선의 본질을 둘러싼 갈등은 그대로다. 앞서 대법관후보추천위는 김민기·박순영 고법판사 등 4명을 후보로 추천했다. 여성 후보는 김 판사와 박 판사 2명이 포함됐다. 박 판사는 이미 2023·2024년에도 대법관 후보로 추천됐던 노동법 전문가다. 김 판사는 진보 성향 법관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며 오영준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배우자다.
야권 등에서는 청와대가 여성 대법관을 원한다면 박 판사 역시 선택지가 될 수 있는데 김 판사를 고수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김 판사가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드루킹 사건’ 항소심 주심으로 공직선거법 위반 부분을 1심 유죄에서 무죄로 뒤집었고, ‘대장동 개발 특혜’ 혐의를 받는 김만배 씨의 성남도시개발공사 조례 청탁 사건 항소심에서 1심 유죄를 깨고 무죄를 선고한 전력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야권과 일부 법조계에서는 이 대통령 관련 재판까지 염두에 둔 요구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이 대통령 관련 사건에서도 유리한 판단을 기대할 수 있는 사법적 환경을 조성하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김대영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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