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감독 8년만에 신작 선봬
‘오아시스’ 후 24년만 베니스 초청
사회문제 다룬 점 수상기대 키워
루퍼트 머독 다룬 개막작 ‘잉크’
동명 日 애니메이션 원작 ‘룩백’
보일·고레에다·헤어초크등 경쟁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베니스국제영화제는 한국 영화와 인연이 깊다. 콧대 높은 세계 3대 영화제 중 가장 먼저 한국 영화에 연기상(‘씨받이’ 강수연)과 최고상(김기덕 감독 ‘피에타’)을 안겼다. 그리고 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 리도 섬에서 개막한 제83회 베니스영화제 역시 한국 영화와 또 다른 인연을 기약하고 있다. 이창동 감독이 8년 만에 내놓은 신작 ‘가능한 사랑’이 국제 경쟁 부문에 진출하면서다.
◇24년, 12번, 2회…‘가능한 사랑’ 수상 가능할까
이 감독으로선 24년 만의 베니스영화제 진출이다. 앞서 이 감독은 ‘오아시스’로 2002년 베니스영화제 감독상(은사자상)을 수상했고, 중증 뇌성마비 장애인을 연기한 문소리는 신인배우상을 받았다.
‘가능한 사랑’은 베니스영화제 국제 경쟁 부문에 초청받은 12번째 한국 영화다. 1987년 임권택 감독 ‘씨받이’가 한국 영화로는 최초로 베니스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받아 주연 배우 강수연이 여우주연상(은사자상)을 수상했다. 베니스영화제는 ‘21세기 한국 영화 르네상스’와 궤를 같이했다. 1999년 장선우 감독의 ‘거짓말’ 이후 2005년까지 한국 영화는 매년 베네치아를 밟았다. 2004년에는 김기덕 감독 ‘빈집’과 임 감독 ‘하류인생’이 동시에 경쟁 부문에 진출해 김 감독이 감독상(은사자상)을 받았다. 총 4회 국제 경쟁에 진출하며 베니스의 사랑을 받았던 김 감독은 2012년 ‘피에타’로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그런데 이후 한국 영화는 베니스영화제 경쟁 부문에 12년간 초청받지 못했다. 기나긴 침묵을 깬 것은 지난해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였다. 올해 ‘가능한 사랑’이 지난해에 이어 2회 연속 진출하며 한국 영화와 베니스는 다시 끈끈한 인연을 재개하게 됐다. 이 감독은 박 감독, 임 감독과 함께 베니스영화제 국제 경쟁에 2번씩 초청을 받게 됐다.
‘가능한 사랑’이 14년 만에 한국 영화계에 황금사자상을 안길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우선 2002년 ‘오아시스’로 이 감독에게 국제적 명성을 안긴 베니스영화제가 24년 만에 러브콜을 보냈다는 점이 심상치 않다. 칸영화제와 달리 베니스영화제는 ‘가능한 사랑’의 제작사인 넷플릭스에 우호적인 점도 기대를 높인다. 이미 넷플릭스 영화 ‘로마’(2018)가 황금사자상을 수상했고, 지난해 영화제에는 ‘제이 켈리’ ‘프랑켄슈타인’ ‘하우스 오브 다이너마이트’ 등 넷플릭스 영화가 3편이나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가능한 사랑’이 노동·파업 등 사회 문제를 배경으로 인간 내면의 감정을 깊숙이 파고든다는 점도 베니스영화제와 결이 맞는다는 평가다.
◇주목받는 거장의 귀환…아카데미 전초전 성격도
쟁쟁한 세계 거장들이 이 감독과 황금사자상을 두고 경쟁을 벌인다. 영국 감독 대니 보일은 개막작 ‘잉크’로 포문을 연다.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가이 피어스)을 다룬 전기 영화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동명의 애니메이션 원작 ‘룩백’을, 뉴저먼 시네마 거장 베르너 헤어초크 감독은 실제 자매인 루니 마라, 케이트 마라를 자매 역할로 출연시킨 ‘버킹 패스타드’를 내놓는다. 칸영화제 단골인 난니 모레티 감독은 ‘오늘밤, 사랑은 일어난다’로 37년 만에 자국 영화제의 부름을 받았다. 전작 ‘쓰리 빌보드’ ‘이니셰린의 밴시’로 베니스영화제 각본상을 휩쓸어온 마틴 맥도나 감독은 ‘와일드 호스 나인’을 출품했다. 플로리앙 젤레르 감독은 실제 부부인 하비에르 바르뎀과 페넬로페 크루즈가 출연한 숨 막히는 심리 드라마 ‘벙커’를, 랜스 오펜하임 감독은 로버트 패틴슨 주연 범죄 스릴러 ‘프라임 타임’을 내놨다.
베니스영화제는 아카데미 시상식과도 인연이 깊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셰이프 오브 워터’, 클로이 자오 감독 ‘노매드랜드’ 등이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과 오스카 작품상을 석권했고, 할리우드 영화 ‘조커’는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며 화제가 됐다. 올해 역시 ‘와일드 호스 나인’ ‘프라임 타임’ 등이 작품상·감독상·각본상·연기상 등 주요 부문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베니스영화제는 오는 12일 시상식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이정우 기자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