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개 구단 이적시장 마감… 역대 최고 경신
맨시티에 둥지트는 페르난데스
1억4500만 유로 역대 공동 1위
앤더슨은 1억3500만 유로 영입
총 5억2620만 유로 지출로 1위
첼시, 로저스 1억3800만 유로
중소 구단들 약진하며 눈길잡아
입스위치타운 총 2억2065만유로
거액 선수 영입 성공보장은 못해
세계 최고의 프로축구 리그로 꼽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여름 이적시장 역대 최고 이적료 지출을 경신해 눈길을 끌고 있다. EPL 2026∼2027시즌 여름 이적시장이 2일 오전 7시(한국시간) 마감했다. 이적시장은 선수 등록 기간을 뜻하며, 구단들은 이 기간 다른 팀에서 영입한 선수를 등록해야만 경기에 출전시킬 수 있다.
이적 정보사이트 트랜스퍼마크트에 따르면 2일 오전 8시 기준 EPL 20개 구단은 올여름 이적시장에서 선수 영입으로 40억4000만 유로(약 6조4406억 원)를 지출해 유럽 5대 리그는 물론 전 세계 1위를 차지했다.
EPL 역대 여름 이적시장 최고 이적료 지출이다. 40억4000만 유로를 영국 파운드로 환산하면 34억6468만 파운드다. EPL의 종전 기록은 2025∼2026시즌의 31억9000만 파운드(5조9181억 원·스카이스포츠 기준)다. 여름 이적시장과 겨울 이적시장의 이적료 지출을 모두 더한 한 시즌을 기준으로 삼아도 트랜스퍼마크트 기준으로 전 세계 2위에 해당한다. 역대 1위는 2025∼2026시즌 EPL의 40억7000만 유로다.
EPL은 다른 유럽 5대 리그와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EPL은 올여름 이적시장 이적료 지출에서 2위 이탈리아 세리에A 지출액의 3배를 훌쩍 넘었으며, 나머지 4개 리그의 이적료 지출을 모두 더해도 EPL을 넘지 못한다. 세리에A가 11억6000만 유로, 스페인 라리가가 7억8180만 유로, 독일 분데스리가가 7억5053만 유로, 프랑스 리그1이 6억510만 유로로 EPL의 뒤를 이었다.
‘역대급’ 거액의 이적도 지속해서 나왔다. 지난 7월 3일 맨체스터시티가 노팅엄 포리스트에서 엘리엇 앤더슨을 영입하며 1억3500만 유로를 지출해 영국 선수 역대 최고 이적료를 세웠다. 종전 기록은 2021년 애스턴 빌라에서 맨체스터시티로 이적한 잭 그릴리시가 남긴 1억1750만 유로다. 그리고 7월 22일에는 모건 로저스가 애스턴 빌라에서 첼시로 옮기면서 1억3800만 유로로 새 기록을 작성했다.
로저스의 이적료는 EPL 역대 이적료 3위, 앤더슨은 4위다. 그리고 이적시장이 닫히기 직전에는 역대 최고 이적료 공동 1위가 나왔다. 맨체스터시티가 첼시에서 엔소 페르난데스를 영입하며 1억4500만 유로를 지불했다. 지난해 알렉산데르 이사크가 뉴캐슬 유나이티드에서 리버풀로 이적하며 남긴 금액과 같다. 앞서 브래들리 바르콜라가 파리 생제르맹(프랑스)에서 리버풀로 옮기며 1억2500만 유로로 공동 5위, 산드로 토날리가 뉴캐슬에서 토트넘 홋스퍼로 떠나며 1억800만 유로로 12위에 자리했다.
올여름 이적시장에서 시선을 끌고 있는 것은 중소 구단의 약진이다. 과거에는 빅클럽이 스타 몇 명을 사며 주도했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맨체스터 시티가 5억2620만 유로로 이적료 지출 전체 1위를 차지했으나, 애스턴 빌라가 3억20만 유로로 5위에 올랐고, 입스위치타운이 2억2065만 유로로 8위에 자리하고 있다. 스페인의 양대산맥 레알 마드리드(2억2500만 유로)와 바르셀로나(1억8400만 유로)가 EPL의 중소구단들과 비슷한 이적료를 지출했다.
특히 입스위치타운은 올 시즌 승격했는데도 빅클럽으로 분류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1억7320만 유로·10위)보다 더 많은 이적료를 지출했다. 역시 승격팀인 헐시티는 1억7565만 유로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보다 앞선 9위에 이름을 올렸다. 또 EPL의 올여름 이적시장에서는 EPL 내부 거래가 41% 수준에 달했으며, 특히 최고액 이적료 지출 상당수가 내부 거래였다.
EPL에서 빅클럽과 중소 구단을 가리지 않고 거액의 이적료를 지출하게 된 건 규정 변화 때문이다. EPL은 이전에는 수익성 및 지속가능성 규정(PSR)을 실시해 3년 누적 손실을 1억500만 파운드로 제한했다. 그러나 올 시즌부터는 매출 대비 지출 제한 규정(SCR)을 도입해 선수와 감독 연봉, 에이전트 비용, 이적료의 합을 축구 관련 매출의 85% 이내로 제한한다. 매출이 크면 한도도 커진다. 그래서 빅마켓인 토트넘은 2시즌 연속 17위에 그치고도 올여름 EPL 3위인 3억6635만 유로를 이적료로 쓸 수 있었다.
입스위치타운과 헐시티 같은 승격팀은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다. EPL에 속해 있는 것만으로도 많은 매출이 발생하며, 잔류만 하면 중계권 분배금 등을 더해 2억 파운드 이상을 챙길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EPL 잔류에 실패해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으로 강등되더라도 ‘낙하산 지원금’이라는 제도를 통해 3년에 걸쳐 1억200만 파운드를 받을 수 있다. 1억 파운드를 사용해 잔류하면 수익이 나고, 실패해도 돌려받을 수 있기에 승격팀은 아낌없이 투자할 수 있다. 하지만 거액의 이적료 사용이 항상 성공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2024∼2025시즌 EPL 챔피언 리버풀은 2연패를 위해 지난 시즌 여름에만 역대 최고인 4억1500만 파운드를 선수 영입에 투입했지만 5위에 머물렀다. EPL 역대 최고 이적료 1위인 이사크는 14경기 3득점에 그치며 지난 시즌 최악의 영입 사례로 꼽히게 됐다.
허종호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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