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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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해자 임시거처 입소 ‘한계’

 

예산 부족에 LH 숙소 확보 난항

모텔 등 숙박업소인 경우도 많아

광주(경기)=박성훈 기자

상습적인 가정폭력을 이유로 이혼소송을 하다 지난 1일 남편에게 살해된 30대 여성은 딸의 통원과 출퇴근 문제로 경찰이 제시한 임시숙소 대신 기존 거처에 머물다 화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워치 등 경찰의 신변보호 조치도 남편의 계획적인 기습 범행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2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전 7시 17분쯤 경기 광주시의 한 다세대주택 계단에서 30대 여성 A 씨는 이혼소송 중이던 남편 B(38) 씨에게 흉기로 공격당해 숨졌다. 현장에 있던 어린 딸도 손가락에 상처를 입었다. B 씨는 범행 뒤 달아났다가 약 4시간 20분 만에 수원시의 한 모텔에서 검거됐다.

A 씨는 B 씨의 반복되는 폭행과 위협을 피해 최근 딸과 광주시 능평동의 여동생 집으로 거처를 옮기고 이혼 소송을 준비했다.

법원의 임시보호명령까지 내려진 상태였지만 이혼소송 과정에서 거처의 주소가 남편에게 노출됐다.

A 씨는 B 씨가 찾아올 것을 우려해 광주경찰서를 찾아 신변보호를 요청했고, 경찰은 스마트워치를 지급하는 한편 임시숙소 입소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이 확보한 임시숙소가 모텔 등 숙박업소인 데다 서울 금천구에 있는 직장과 딸의 어린이집에서 먼 탓에 A 씨는 입소를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직장 출퇴근이나 자녀 통원, 생활상의 불편 때문에 입소를 선택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임시숙소가 피해자의 생활을 고려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사실상 선택지가 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경찰이 운영하는 임시숙소는 여성폭력 피해자를 가해자로부터 분리하기 위한 수단이지만, 모텔 중심의 숙박시설은 자녀 양육과 직장생활을 이어가야 하는 피해자에게 안정적인 거처가 되기 어렵다.

이 같은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경기남부경찰청은 2023년 경기도·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협약을 맺고 임대주택을 활용한 임시숙소 확보에 나선 바 있지만 부지 및 주택 확보, 예산 등의 문제로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을 수사 중인 광주경찰서는 이날 B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살인과 함께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도 적용했다. 딸이 곁에 있는 상황에서 범행을 한 점으로 미뤄 딸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가 있다는 판단이다.

박성훈 기자
박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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