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오륙도 앞 바다에서 전복된 예인선 티엔에스캐처호에 타고 있던 인도네시아인 선원이 구조 이후 부산해양경찰서로 들어가기 전 취재진 앞에 멈춰서 있다.
부산 오륙도 앞 바다에서 전복된 예인선 티엔에스캐처호에 타고 있던 인도네시아인 선원이 구조 이후 부산해양경찰서로 들어가기 전 취재진 앞에 멈춰서 있다.

해경 첫 현장 브리핑…생존 인니 선원 “사고 당시 상황은 잘 기억나지 않아”

숨진 57세 한국인은 ‘선내 발견’ 아닌 전복 선박 바로 옆 해상서 발견

조류 3노트 넘어 아직 선내 수색 못해…함선 15척·헬기 3대 야간 수색 돌입

예인 대상 상선 M호 북항 입항 중…해경, 선원들 상대로 사고 당시 상황 조사

글·사진 부산=이승륜 기자

부산 오륙도 앞바다에서 286t급 예인선 ‘티엔에스캐처호’가 전복된 사고 당시 유일하게 구조된 인도네시아 국적 선원은 선내에서 요리를 하던 중 급박하게 배 밖으로 빠져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 선원은 뒤집힌 예인선 선미 쪽으로 올라간 뒤 인근 대형 상선이 내려준 줄사다리를 타고 구조됐다. 다만 선박이 왜 전복됐는지 등 사고 순간에 대해서는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경은 또 당초 선내에서 발견됐다고 알려진 사망자가 실제로는 전복된 선박 바로 옆 해상에서 발견됐다고 정정했다. 현장 조류가 초속이 아닌 3노트 이상으로 강해 아직 침몰 선박 내부 수색에는 들어가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안철호 부산해양경찰서 경비구조과장은 2일 오후 사고 이후 처음 가진 현장 브리핑에서 “사고 신고를 접수한 즉시 해군과 지방자치단체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가용 세력을 총동원했다”며 “현재 현장에서는 함선 약 15척과 헬기 3대가 수색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요리 중이었다…급히 식당서 나와 탈출”

사고 당시 티엔에스캐처호에 타고 있던 인도네시아인 A(53) 씨는 선내 요리사였다. 이날 한동안 계속된 긴장 상태가 가라앚은 뒤 A 씨는 이날 해경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고 당시 상황을 묻는 질문에 “저는 요리사니까 요리하는 중이었다가 빨리 식당에서 나왔다”는 취지로 답했다. 사고 직후 동료 기관사를 따라서 배에서 빠져나왔으나, 해당 기관사는 바다에 빠져버렸다는 취지로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해경 설명을 종합하면 A 씨는 선박이 전복된 뒤 구명조끼를 챙겨 입고 수면 위로 드러난 선미 부분으로 올라간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바로 옆에 있던 상선 M호가 내려준 줄사다리를 이용해 상선으로 올라가 구조된 것으로 해경은 보고 있다.

사고 직후 촬영된 사진과 영상에도 A 씨로 확인된 남성이 뒤집힌 티엔에스캐처호의 선미 쪽 선체에 홀로 올라가 구조를 기다리는 모습이 담겼다. 예인선 대부분은 물에 잠겼고 대형 컨테이너선이 바로 옆에 붙어 있었다.

A 씨는 오후 1시49분쯤 M호에 구조됐다. 다만 A 씨가 탈출 과정에서 실제 바닷물에 빠졌는지 여부 등 구체적인 동선은 추가 조사가 필요한 상태다. 안 과장은 “구조된 선원은 발견 당시 전복된 선박의 선미 부분에 올라가 있었으며 인근 선박에서 구조했다”며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A 씨의 건강은 양호한 상태로, 사고 당시 상황 등을 위해 해경 기초 조사를 받고 있다. 해경은 A 씨를 상대로 당시 어디에 있었는지, 전복 직전 어떤 상황이 벌어졌는지, 보고 들은 것은 무엇인지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부산 오륙도 앞 바다에서 전복된 예인선 티엔에스캐처호에 타고 있던 인도네시아인 선원이 구조 이후 뭍에 도착한 뒤 해경의 안내를 받아서 부산해양경찰서로 향하고 있다.
부산 오륙도 앞 바다에서 전복된 예인선 티엔에스캐처호에 타고 있던 인도네시아인 선원이 구조 이후 뭍에 도착한 뒤 해경의 안내를 받아서 부산해양경찰서로 향하고 있다.

◇사망자는 선내 아닌 ‘선박 바로 옆 해상’서 발견

사망자 발견 경위도 기존 발표에서 정정됐다. 앞서 해경은 오후 2시14분쯤 중앙해양특수구조단이 전복된 선박 내부에서 한국인 선원 B(57) 씨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날 현장 설명 과정에서 B 씨는 선박 내부가 아니라 전복 선박 바로 옆 해상에서 물에 떠 있는 상태로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 관계자는 “선박이 뒤집혀 있는 바로 옆 해상에 있었다”며 “알려진 것처럼 조타실이나 선내에 들어가 발견한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B 씨는 발견 당시 의식이 없는 상태였으며 연안구조정으로 민락항에 옮겨진 뒤 119구급차를 통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승선원 8명 가운데 인도네시아인 A 씨 1명이 구조되고 한국인 B 씨 1명이 숨졌다. 한국인 5명과 인도네시아인 1명 등 6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조류 3노트 넘어 선내 진입 못해…야간 수색 계속

특히 해경은 아직 침몰한 티엔에스캐처호 내부를 본격적으로 수색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해역의 조류가 이날 오후 3노트 이상으로 강해져 수중 수색 여건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해경 관계자는 “조류가 너무 강해 아직 선내 수색을 하지 못했다”며 “현재로서는 실종자들이 선박 내부에 있는지, 해상으로 빠져나왔는지도 확인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해경은 일몰 이후에도 수색을 중단하지 않고 야간 수색을 이어갈 계획이다. 야간 수색 구역은 조류와 바람 등 현장 여건을 토대로 설정하고 있으며 무인수중장비 등 장비 투입도 검토하고 있다. 안 과장은 “현장 조류가 3노트 이상으로 나와 수중 수색 여건이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야간에도 유관기관과 협력해 가용 세력을 총동원해 적극적으로 수색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해경 함정과 연안구조정 등을 포함한 함선 약 15척과 헬기 3대가 현장 수색에 투입됐다. 앞서 해군도 광양함과 참수리 고속정, 구축함, 구조함, 소해함과 항공기 등을 지원했다.

부산 오륙도 앞 바다에서 전복된 예인선 티엔에스캐처호에 타고 있던 인도네시아인 선원이 부산해경 앞에서 취재진에게 사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부산 오륙도 앞 바다에서 전복된 예인선 티엔에스캐처호에 타고 있던 인도네시아인 선원이 부산해경 앞에서 취재진에게 사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예인 대상’ M호 북항으로…선원들 참고인 조사

사고 원인을 밝힐 핵심 단서가 될 상선 M호도 부산항으로 들어오고 있다. 티엔에스캐처호는 이날 오전 10시15분쯤 부산항 관공선부두를 출항해 사고 해역에 있던 M호를 예인하기 위해 이동했다. 이후 오후 1시29분쯤 M호 측이 티엔에스캐처호가 전복된 사실을 부산항 해상교통관제센터(VTS)에 신고했다.

해경에 따르면 M호는 이날 오후 부산 북항으로 입항 중이다. 해경은 입항하는 대로 M호 선원들을 상대로 티엔에스캐처호가 어떻게 접근했는지, 사고 순간 무엇을 목격했는지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특히 사고 당시 두 선박이 충돌했는지, 예인줄이 연결된 상태였는지, 예인 작업이 어느 단계까지 진행됐는지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해경 관계자는 사고 선박과 상선이 부딪혔을 가능성에 대해 “충돌했는지 등 사고 개요 자체가 아직 파악되지 않은 상태”라며 “조사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예인선이 한 척만 작업하고 있었는지, 다른 예인선도 함께 있었는지도 추가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전복 2시간 뒤 수심 87m 아래로 침몰

티엔에스캐처호에는 한국인 6명과 인도네시아인 2명 등 8명이 승선했다. 선박은 사고 직후 대형 상선 옆에서 완전히 뒤집힌 채 한동안 수면에 떠 있었다. 하지만 점차 물속으로 가라앉다 오후 3시27분쯤 완전히 침몰했다. 침몰 지점 수심은 약 87m로 파악됐다.

해경은 지역구조본부 대응 단계를 최초 2단계에서 3단계로 격상하고 비상소집을 실시했다. 부산시도 사고수습본부를 가동하고 현장연락관 파견과 실종자 가족별 1대1 전담공무원 배정 등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사고를 보고받고 “가용한 자원을 총동원해 인명을 구조하라”고 지시했다. 한성숙 국무총리와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도 관계기관에 가용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구조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해경 관계자는 “우선 야간 수색에 집중하겠다”며 “이후 생존 선원 A 씨와 M호 선원 등의 진술, VTS 교신 및 항적 등을 토대로 티엔에스캐처호가 대형 상선을 예인하려던 과정에서 왜 전복됐는지 사고 원인 규명에 착수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승륜 기자
이승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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