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구인난에 임용 요건 낮춰
5명중 1명은 연구실적도 저조
“수도권의대 인력쏠림 문제 심각”
오는 2030년까지 전남권 국립의대와 국립의학전문대학원(공공의대) 등 의대 2곳 신설이 예정된 데다 의대 학생 증원에 따른 교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의대 교수 기피 현상으로 구인난이 심해지면서 대학들이 임용 문턱을 낮춘 결과, 최근 임용된 의대 임상교수 2명 중 1명은 박사 학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5명 중 1명은 학위도, 최근 연구실적도 저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문화일보가 3일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교육부에서 받은 ‘32개 의대 전임교원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3년(2024~2026년)간 새로 채용된 임상 전임교원의 52.5%가 임용 당시 박사 학위가 없었다. 이미 재직 중인 임상 전임교원 박사 학위 미소지율(24%)의 두 배를 뛰어넘는 수치다.
지방 사립 의대일수록 박사 학위 미소지 비율이 높았다. 대구가톨릭대가 신규 채용 22명 중 19명(86%)으로 가장 높았고, 건양대 82%(22명 중 18명), 계명대 76%(29명 중 22명)가 뒤를 이었다. 채용 규모가 큰 순천향대(101명 중 72명·71%), 을지대(63명 중 46명·73%)도 높았다. 반면 전북대(2.6%), 서울대(14.3%), 전남대(16.7%) 등 서울 소재나 지방 거점 국립대는 비율이 낮았다. 같은 기간 박사 학위도 없고 임용 직전 3년간 논문이 2편 이하인 신규 임용자도 968명 중 203명(21.0%)에 달했다.
이때문에 후학 양성은 더 힘든 구조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빅5’에 속하는 한 의대 교수는 “학위가 없고 논문을 쓰지 않는 사람은 연구와 교육을 제대로 할 수 없다”며 “개원의뿐 아니라 대학에 남을 인재도 양성해야 하는데 그럴 수 없는 구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설 의대에 공급할 교수 인력풀도 문제다. 의대 정원 100명인 신설 의대 한 곳당 필요한 전임교원은 약 110명으로, 2곳이면 약 220명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32개 의대가 최근 3년간 외부에서 새로 뽑은 전임교원은 연평균 440명에 그쳤다. 이마저 대부분 정년퇴직·이직으로 빠진 자리를 메우는 대체 채용이어서 실제 순증은 연 60여 명 수준이다. 실제로 재직 전임교원은 2024년 4월 7716명에서 2026년 4월 7840명으로 느는 데 그쳤다.
의대 교수 채용난은 여러 요인이 겹친 결과다. 전문의들이 보수가 낮은 교수직을 피해 개원이나 봉직의를 택하는 경향이 굳어진 데다, 의정 갈등으로 전공의가 대거 이탈하면서 남은 교수들의 진료 부담이 커져 재직 교수들의 이탈도 부추겼다. 한 지방 의대 교수는 “의대 교수는 사실상 명예직이나 다름없게 됐다”며 “그마저도 서울과 거점 국립대로 인력이 쏠리는 바람에 지방 의대에서는 사람을 구할 수 없게 된 지 오래”라고 말했다.
노지운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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