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범 사회부 부장

개인적인 얘기지만, 올해 어머니마저 세상을 떠나시면서 양가 부모님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이 없는 무노인(?) 가정이 됐다. 몇 해 뒤면 누이 부부가 노인의 반열에 오르지만, 그때까지는 노인 없는 집안인 셈이다. 한편으로는 어느덧 누이 부부가 노인으로 구분되는 나이에 도달한다니 새삼 놀랍다.

우리나라 노인 기준은 1981년 노인복지법이 제정되면서부터 65세로 정해졌다. 고궁이나 박물관 등 시설을 무료 또는 할인해 주는 경로우대 조항이 생기면서 65세 노인 기준이 자리 잡았다고 한다. 국가데이터처, 그러니까 당시 통계청에 따르면 1980년생 평균 기대수명이 66.1세였다니, 65세 이상은 그야말로 노인이라 할 만했을 듯하다. 비단 우리나라만 노인 연령 기준을 65세로 두고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1935년 사회보장법은 노령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65세로 정했다. 이보다 앞서 독일은 비스마르크 총리가 1889년 당시 평균 수명이 49세에 불과한데도 노령연금 수급 연령을 70세로 정했다가 비스마르크 사망 뒤인 1916년에 65세로 낮춘 바 있다. 유엔도 공식적으로 노인을 ‘65세 이상’이라고 규정한 적은 없지만, 1960∼1970년대 이후 65세를 노인(Old-man) 기준으로 삼은 각종 통계를 내놓기도 했다.

인간의 수명이 길어짐에 따라 전 세계 65세 이상 노인이 5세 이하 영유아 수보다 많아지는 이변이 생겼다. 최근 미국 인구조사국의 ‘고령화 세계:2025’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 세계 65세 이상 노령 인구가 8억5200만 명으로, 인구의 10.5%를 차지했다. 인구 10명 중 1명은 노인인 것이다. 오는 2060년에는 노인이 20억 명으로 늘어 전체 인류 다섯 명 중 한 명이 노인이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지난 2023년 당시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추계(2022∼2072)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은 2050년 40.1%를 넘어선 뒤 2072년에는 47.7%나 될 것으로 예상됐다. 우리나라 인구 절반가량이 노인이 되는 것이다. 노인부양비(15∼64세 생산연령인구 100명이 부양해야 할 노인 인구수) 역시 2036년에는 50명을 넘고, 2065년에는 99.1명으로 거의 청년 한 명이 한 명의 노인을 책임져야 한다.

이 같은 심각성 때문에 이중근 대한노인회장은 2024년 노인 연령 기준을 65세에서 75세로 매년 1세씩 올리자고 제안한 바 있다. 지난 윤석열 정부 때이던 2025년 2∼3월에는 노인 연령 기준 상향을 놓고 세 차례나 전문가 간담회가 열리기도 했다.

지지율 하락을 겪고 있는 이재명 정부가 청년 문제에 상당한 공을 들이는 건 역력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이미 큰 변화가 예고된 인구구조, 특히 노인 연령 기준 상향 논의는 지난 정부보다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린 듯한 인상이 짙다. 노인 연령 기준 상향 논의가 무임승차 등 그동안 제공됐던 복지를 빼앗는 듯한 인상을 줄까 봐 지지율 하락 걱정에 논의 자체를 뒷전으로 미루는 것이라면 매우 무책임한 일이다. 10월 2일은 노인의날이다. 이를 계기로라도 노인 연령 기준 상향 문제에 대해 진지한 사회적 논의에 나서길 기대해 본다.

장석범 사회부 부장
장석범 사회부 부장
장석범 기자
장석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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