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진 前 사관학교 교육개혁 분과위원장의 통합론에 답한다

3군 사관학교 통합이 합동성 강화·미래전 대비·군 간 유대감 강화의 유일한 해법이 아니다는 설명도. 조병설 예비역 대령 AI  그림
3군 사관학교 통합이 합동성 강화·미래전 대비·군 간 유대감 강화의 유일한 해법이 아니다는 설명도. 조병설 예비역 대령 AI 그림

최영진(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 전 사관학교 교육개혁 분과위원장은 낮은 교육 만족도와 높은 퇴교율, 교수 문제와 시설 노후화 등을 들어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그가 지적한 문제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는 진단과 세 학교를 합쳐야 한다는 처방은 같은 말이 아니다. 통합론이 성립하려면 현 체제에서 개선할 수 없는 문제가 무엇인지, 통합을 통해 실제로 어떻게 해결되는지, 다른 대안보다 효과가 크고 비용과 위험은 작은지를 입증해야 한다.

최 전 위원장은 통합에 대한 반발을 모교가 합쳐지거나 사라지는 데 대한 동문의 자연스러운 반응으로 보고, 정부의 설명 부족 때문에 반대가 커졌다고 말한다. 모교에 대한 애착도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반대의 핵심은 군별 전문교육과 장교의 능력을 실제로 높일 수 있는지, 그 효과가 막대한 비용과 과도기 위험을 감수할 만큼 입증됐는지를 묻는 데 있다. 이를 동문의 감정이나 설명 부족의 문제로 축소해서는 안 된다.

최영진 중앙대 교수는 교수와 생도가 서로 섞여야 다양성이 생긴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다양성을 강화하는 방법이 반드시 학교를 하나로 통합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에 대한 설명도. 조병설 예비역 대령 AI 그림
최영진 중앙대 교수는 교수와 생도가 서로 섞여야 다양성이 생긴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다양성을 강화하는 방법이 반드시 학교를 하나로 통합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에 대한 설명도. 조병설 예비역 대령 AI 그림

교육의 문제가 곧 학교 구조의 실패를 뜻하지는 않는다

최 전 위원장이 주요 근거로 제시한 2024년 한국국방연구원(KIDA) 보고서의 정식 제목은 ‘사관학교 교육체계 개선방안 연구-육사를 중심으로-’(인24-5164)이며, 작성 목적은 ‘내부 발전 연구’다. 육사를 중심으로 수행됐지만 설문에는 3군 사관학교 3·4학년 생도 794명이 참여했다. 다만 이 보고서는 3군 사관학교 통합이나 자운대 4년안의 효과를 검증한 연구가 아니다. 보고서가 제시한 11개 개선과제는 학사과정 개편, 교양·군사학·리더십·과학기술 교육 강화, 학교장 임기 보장, 교육 거버넌스와 학업 여건 개선, 교수 처우 개선, 국내외 대학과의 협력 등이며 물리적 통합은 포함돼 있지 않다. 이 연구가 뒷받침하는 것은 교육체계의 개선 필요성이지 통합의 우월성이 아니다.

최 전 위원장이 ‘교육 만족도 25.2%’로 소개한 조사 결과는 긍정 25.2%, 보통 42.6%, 부정 32.2%다. 부정 응답이 긍정보다 많다는 것은 개선이 필요하다는 신호다. 그러나 ‘보통’을 불만으로 간주하거나 이 수치만으로 3군 사관학교 전체를 실패한 체제처럼 규정할 수는 없다. 교육 내용·교재·교수·교육방법·집중 여건과 학교별 차이를 분석해 원인에 맞는 처방을 내려야 한다.

필수과목이 많다는 지적도 일반학과 군사학의 복수학위를 취득하고 체육·무도·군사훈련을 함께 이수하는 사관학교 교육의 특성과 목적에 비춰 판단해야 한다. 겹치는 내용은 줄여야 한다. 그런데 최 전 위원장은 과목이 유사하다는 것은 내용이 같다는 뜻이 아니라 같은 교수가 강의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서는 논거의 기준이 달라진다. 과목의 유사성은 교육 내용과 목표가 얼마나 같은가의 문제이고, 같은 교수가 가르칠 수 있는지는 교수의 전공과 강의 범위에 관한 문제다. 내용이 다른 과목을 한 교수가 가르칠 수 있다는 사실은 교수 교류의 근거가 될 수는 있어도 교과과정의 공통성이나 학교 통합의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 결국 ‘공통과목이 많다’는 주장을 유지하기 위해 유사성의 기준을 바꾼 셈이다.

생도 퇴교와 입학성적 하락도 학교 구조만의 실패로 돌려서는 안 된다. 임관율의 비교 기준과 자진 퇴교·질병·징계·성적·진로 변경 등 이탈 사유를 구분하고, 장교로서의 장래 비전과 복무 여건, 초급간부에 대한 예우의 영향도 분석해야 한다. 원인이 학교 밖에 있다면 학교를 합쳐도 문제는 남는다.

서로 다른 문제를 ‘폐쇄적 순혈 구조’ 하나로 묶을 수 있는가

최 전 위원장은 낮은 임관율과 교육 만족도, 교수진의 학위와 출신학교 구성, 낡은 시설과 매트리스까지 모두 ‘순혈적·폐쇄적 구조’의 증상으로 본다. 그러나 원인과 책임 주체가 다른 현상을 하나의 병명으로 묶은 가설에 가깝다. 퇴교에는 장교 직업의 전망과 복무 여건이, 시설 노후화에는 정부의 예산과 관리가, 교수 구성에는 채용·보직·평가제도가 작용한다. 이 모든 문제를 ‘폐쇄성’으로 설명하려면 인과관계부터 입증해야 한다.

교수진의 75%가 해당 사관학교 출신이고 석사학위 소지자가 33%라는 수치도 신중하게 해석해야 한다. 가령 서울대 교수 가운데 서울대 출신이 절반을 넘는다고 해도 그 비율만으로 교육과 연구가 폐쇄적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외부 인재의 진입이 차단됐는지, 출신학교가 채용과 평가에 부당하게 작용했는지, 연구와 강의 역량을 객관적으로 검증했는지가 중요하다. 출신 비율은 점검의 단서이지 순혈주의의 판정 기준 그 자체는 아니다.

사관학교에는 일반학 교수뿐 아니라 야전 경험을 토대로 군사학과 지휘통솔을 가르치는 순환교수도 있다. 이들을 구분하지 않고 최종학위만으로 역량을 재단해서는 안 된다. 실제 원보고서에서 교수요원의 전문성을 ‘높다’고 평가한 생도는 50.5%, ‘보통’ 39.3%, ‘낮다’ 10.2%였고, 육사 생도의 61.4%가 높다고 답했다. 교수 채용과 순환보직, 강의 역량은 개선하되 불리한 수치만으로 교수진 전체의 역량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

폐쇄성이 확인된다면 교수 채용 개방, 외부 평가, 생도 의견 반영, 교수의 장기 복무와 처우 개선으로 바로잡아야 한다. 정부가 통합학교의 민간 교수 비율을 50% 이상으로 높이고 국립대 수준의 처우를 보장할 수 있다면 기존 학교에는 왜 적용하지 못하는가. 제도를 바꾸지 않고 학교만 합치면 더 큰 동문·인사 관계망이 형성될 수도 있다.

최 전 위원장은 조직이 커지면 카르텔이 여러 하위집단으로 나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그 효과가 나타나는 규모와 조건, 군 조직에 적용할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통합학교의 단일한 인사·교육 체계가 더 큰 폐쇄적 집단을 만들 가능성과 군별 독립성이 제공해 온 상호 견제 기능도 검토해야 한다. 검증되지 않은 가설을 정치적 중립과 헌정질서 수호를 위한 통합의 근거로 삼아서는 안 된다.

장교의 판단력과 교육의 다양성도 학교를 합친다고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복종과 헌신은 필요한 가치지만, 복종은 적법한 직무상 명령을 따르는 것이어야 한다. 위법한 명령을 판단하고 이의를 제기할 장교를 기르려면 헌법과 군사윤리, 토론과 설명의 훈련이 필요하다. 3군 사관학교 생도가 한 캠퍼스에서 생활하면 다른 관점을 접할 기회는 늘 수 있지만, 교육 내용과 교수 구성, 평가 방식이 바뀌지 않으면 다양성은 보장되지 않는다.

최 전 위원장은 사관학교 교육의 목표를 ‘국방 인재’에서 ‘국가 인재’ 양성으로 넓혀야 한다며 통합의 정당성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사관학교 교육의 첫 번째 목표는 전시와 평시에 부하를 이끌고 임무를 완수할 유능한 지휘관을 길러내는 것이다. 폭넓은 교양과 판단력을 갖추고 전역 후에도 사회에 기여할 인재를 양성하는 일은 중요하지만, 유능한 지휘관 양성이라는 첫 번째 목표를 대신하거나 군별 전문교육보다 앞설 수는 없다. ‘국가 인재’는 어느 대학에도 적용할 수 있는 포괄적 목표다. 그것이 왜 3군 사관학교의 물리적 통합을 요구하는지는 별도로 입증해야 한다. 판단력과 다양성, 폭넓은 교양은 교육과정을 고쳐 길러야 할 역량이지 학교를 합쳐야만 얻을 수 있는 성과가 아니다.

문제가 오래됐다는 사실도 통합만이 해법이라는 증거는 아니다. 최 전 위원장은 40년간 비슷한 문제가 반복됐고 과거에도 통합이 여러 차례 검토됐다며 부분 개선으로는 어렵다고 한다. 그러나 학교가 고칠 수 있었던 일과 정부의 법령·예산·인사제도 때문에 고치지 못했던 일을 구분하고, 통합학교에 약속한 지원을 기존 학교에 적용하는 방안과 비교해야 한다. 과거의 통합 논의가 성사되지 않은 이유도 따져야 한다. 당시의 군별 전문성 약화와 육군 중심 재편 우려가 지금은 어떻게 해소됐는지 밝히지 않은 채, 과거에 못 했으니 이제는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다.

협력의 필요성이 곧 물리적 통합을 뜻하지는 않는다

통합의 첫째 명분인 합동성도 목표와 수단을 구분해야 한다. 최 위원장은 사관학교에서 기를 합동성을 “인간적 수준에서 인간적 친밀성”을 쌓아 훗날 각 군 장교들이 쉽게 대화하도록 하는 일로 설명했다. 같이 밥 먹고 수업하고 운동하며 유대와 신뢰를 쌓자는 것이다. 다른 인터뷰에서는 “사관학교에서 합동성이라는 것은 작전적 수준의 합동성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고요. 합동성의 심리적 토대를 만들어야 된다는 겁니다”라고 말했다.

유대와 신뢰는 협력에 도움이 되지만, 각 군 전력을 함께 계획하고 운용하는 합동작전 능력 자체는 아니다. 정부가 수조 원에 이를 수 있는 예산을 투입해 3군 사관학교를 통합하려는 핵심 목적이 친밀감과 신뢰 형성이라면 목표와 수단이 비례하는지 엄격히 검증해야 한다. 기존 생도 합동교육을 강화하거나 저학년만 함께 교육해도 같은 목표를 이룰 수 있는지부터 따져야 한다.

합동·연합작전 능력 강화가 최종 목표라면 사관학교에서 어디까지 가르치고, 임관 후에는 계급과 보직에 따라 어떻게 교육·훈련하며, 도달 수준을 무엇으로 검증할지도 제시해야 한다. 이런 기준 없이 ‘함께 지내면 협력이 좋아진다’는 설명만으로 자운대 4년 통합의 효과를 입증할 수는 없다.

AI(인공지능)·사이버·우주·드론을 함께 가르쳐야 한다는 주장도 곧바로 통합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기술이 공통으로 쓰여도 각 군의 임무와 운용환경은 다르다. 같은 AI와 무인체계도 육상·해상·공중·우주 작전에서 요구 성능과 운용방식이 달라 공통 기초교육 뒤에는 군별 전문교육이 필요하다. 미국이 우주군·NASA·민간 우주산업 인력 양성을 위한 별도 우주아카데미 설립을 검토하는 사례도 새로운 영역이 교육의 분화와 특성화를 요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첨단장비의 공동 활용도 통합학교만의 장점이 아니다. 고성능 컴퓨팅과 AI·사이버 훈련체계, 각종 시뮬레이션은 보안이 확보된 국방망으로 원격연동할 수 있고, 현장 실습이 필요한 장비는 공동연구센터나 특정 교육기관에 두고 함께 이용할 수 있다. 모든 장비를 원격교육으로 대체하자는 것이 아니라, 함께 쓰기 위해 모든 학교가 같은 장소에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합동성 교육과 미래기술 교육, 첨단장비 활용은 현 체제에서도 공동교육과 연계체계를 통해 강화할 수 있다. 협력의 필요성을 통합의 필연성으로 바꾸어서는 안 된다.

이기식 전 해군사관학교장·해군작전사령관·병무청장
이기식 전 해군사관학교장·해군작전사령관·병무청장

그렇다면 왜 자운대 4년 통합이어야 하는가

통합이 아니어도 공동교육과 협력이 가능하다면 왜 네 학년 모두를 자운대에서 교육해야 하는가. 최 전 위원장이 이끈 개혁분과안은 1·2학년을 서울에서 함께 교육하고 3·4학년은 기존 각 군 사관학교로 돌아가는 2+2 방식이었다. 정부안은 네 학년 모두 자운대에서 생활하면서 고학년에는 군별 전문교육을 한다. 1·2학년 때 유대감을 기를 수 있다면 3·4학년까지 자운대에 두어 얻는 추가 효과는 무엇인가. 이에 답하지 못하면 분과안의 논리로 정부안을 정당화할 수 없다.

최 전 위원장은 정부안도 저학년 공통교육과 고학년 군별 교육으로 나뉘므로 또 다른 2+2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교육과정의 단계 구분과 교육 장소의 분리는 다르다. 분과안의 핵심은 고학년이 기존 사관학교로 돌아가 군별 환경에서 전문교육을 받는 데 있었다. 정부안을 같은 2+2라고 부르면 두 안의 가장 중요한 차이가 사라진다.

교육에서 장소는 단순한 주소가 아니다. 해군사관학교 생도에게 진해의 바다·군항·함정·해군부대는 일상과 연결된 교육환경이자 해군 장교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토대다. 최 전 위원장은 학기 중 실무교육이 거의 없고 군사훈련은 주로 방학 때 하므로 해사가 바다를 떠나도 큰 제약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실습 일정이 교육환경의 전부는 아니다. 자운대에서도 실습하러 갈 수 있지만 이동 시간과 인력, 교육의 연속성은 달라진다. 공군사관학교의 청주 교육환경도 같은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

지방균형발전도 자운대 4년안을 정당화하기 어렵다. 청주와 진해의 학교를 더 큰 도시인 대전으로 옮기면서 두 지역이 잃는 것은 왜 계산하지 않는가. 해양 행정과 산업을 집적하기 위해 해양수산부를 부산으로 이전하면서 해군 장교를 기르는 학교는 바다에서 멀어져도 괜찮다는 설명도 일관되지 않다. 장교 교육기관의 입지는 지역개발보다 교육과 작전의 필요성을 우선해야 한다.

편익만 있고 비용과 과도기는 없는가

자운대 4년안의 추가 효과를 묻는다면 그 비용도 함께 따져야 한다. 최 전 위원장은 통합과 이전은 별개이며 자운대 이전비용은 지방균형발전 차원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말한다. 개념적으로는 구분할 수 있지만, 정부가 선택한 정책은 네 학년을 자운대에 모으는 통합이다. 편익은 통합의 성과로 계산하면서 자운대 신축, 기존 부대의 연쇄 이전, 태릉 임시시설과 기존 학교 시설의 처리비용은 ‘이전비용’으로 떼어낼 수 없다.

과도기 생도의 불이익도 단순한 운영 문제가 아니다. 자운대 조성에 약 10년이 걸린다면 그동안 입학하는 생도를 어디에서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태릉에 임시시설을 만든다면 수업·실습·생활 여건을 어떻게 보장하고, 완공 뒤 그 시설은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생도의 한 번뿐인 4년과 그 기간에 놓친 군별 전문교육은 사후에 돌려줄 수 없다.

학교의 기본 설계도 확정되지 않았다. 정부는 군별 선발을 기본으로 공통선발도 검토하고 있지만, 공통선발 생도를 언제 어떤 기준으로 각 군에 배정할지는 생도의 진로와 각 군의 장교 수급을 좌우한다. 선발·배정 원칙, 군별 교육과정, 학교와 각 군의 권한, 예산 배분을 먼저 공개하고 검증해야 한다. 설치법 제정은 그다음이다.

최 위원장은 드론을 먼저 운용하며 교리를 발전시키듯 교육도 시행하면서 조정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장비의 시범운용과 4년간의 장교 양성제도 개편은 다르다. 한 기수가 놓친 군별 전문교육과 정체성은 사후에 복구하기 어렵다. 최 위원장도 입시제도의 큰 변화에는 장기간의 예고와 연구가 필요하다고 인정했다. 학교의 설계와 선발 방식도 정하지 않은 채 ‘개혁의 적기’를 이유로 통합부터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

생도 1인당 교육비가 국립대보다 높다는 비교만으로 통합의 경제성을 말할 수도 없다. 기숙·군사훈련 비용을 같은 기준으로 맞추고, 신축과 연쇄 이전, 임시시설, 기존 시설 처리, 이동·운영비와 과도기의 교육적 손실까지 반영해야 한다. 현 체제 개선안, 개혁분과의 2+2안, 자운대 4년안을 같은 조건에서 비교하는 비용 대비 효과 분석이 먼저다.

최 위원장의 문제 제기는 사관학교 교육에 고칠 점이 많다는 사실을 환기한다. 그러나 그의 주장은 문제의 존재에서 학교 구조의 실패로, 다시 통합의 필요성과 자운대 4년안의 정당성으로 넘어간다. 그 과정에서 교육개선 연구는 통합의 근거로 확대되고, 원인이 다른 문제는 ‘순혈 구조’ 하나로 묶이며, 합동교육과 시설 공동화의 필요성은 물리적 통합의 필요성으로 바뀐다. 개혁분과안과 정부안의 차이는 줄어드는 반면 이전비용과 과도기 위험은 통합과 분리된다. 이 연결고리들이 입증되지 않는 한 개혁이 절박해도 통합이라는 처방은 정당화되지 않는다.

정부는 각 문제의 원인과 책임 주체부터 밝히고, 기존 학교에 예산·인사·교과 개혁을 적용했을 때의 효과를 검증해야 한다. 그 결과와 개혁분과의 2+2안, 자운대 4년안을 교육 성과·군별 전문성·합동성·총비용·과도기 위험이라는 같은 기준으로 비교해 공개해야 한다. 개혁이 시급할수록 필요한 것은 통합의 속도가 아니다. 통합이 다른 대안보다 더 나은 장교를 길러낸다는 증거다.

이기식 전 해군사관학교장·해군작전사령관·병무청장

정충신 선임기자
정충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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