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프로 ‘눈높이제작’ 아쉬워

유아프로그램은 전문진행자 부족과 어른의 시각에서 제작되는 관행이 가장 큰 문제이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선 현장실무 경험을 가진 유아교사등 전문가들의 기획·제작 참여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는 서울YMCA ‘좋은 방송을 위한 시청자모임’이 지난 5월27일부터 6월9일까지 TV3사 4개채널 유아프로(KBS1 ‘TV유치원 하나둘셋’, MBC ‘뽀뽀뽀’, EBS ‘딩동댕유치원’, KBS2 ‘혼자서도 잘해요’)를 모니터한 결과에 따른 것.

이 조사는 바쁜 아침시간대 유모 역할을 대신하는 유아프로의 중요성에 비추어 지나치게 많은 연예인 진행자가 출연해 어린이들이 스타를 모방케 하고 어른들의 역할이 미약할 뿐더러 논리력 부족으로 인해 모방성이 강한 유아들에게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MBC ‘뽀뽀뽀’는 지난 5월 개편때 연예인을 대거 활용하는 시추에이션드라마 형식으로 바뀐뒤 대상층이 모호한 총체적 실패작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코미디프로처럼 말장난 위주로 재미만을 강조하고, 어른의 역할이 희화화되고 있어 아이들이 실상활을 왜곡해 받아들일 소지가 크다는 것, 또 아이들의 연예인 모방을 부추기는 데도 앞장서는 것으로 지적됐다.

‘혼자서도 잘해요’는 자상하고 따뜻한 진행자가 이상적 어른상을 보여주고 사실적 실물을 많이 보여줘 인지감각 발달에 유익한 프로지만, 아이들이 이해하기 힘든 복잡한 구성등 논리전개의 허점을 가끔 드러낸다는 평을 받았다.

‘딩동댕 유치원’은 자연스런 메시지 전달과 주제의 일관성이 돋보이지만, 출연 어른의 역할이 매우 미약하며, ‘현명한 사또’코너는 간단한 인과관계조차 나타나지 않아 교육효과가 떨어져 내용의 세심한 선별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끝으로 ‘TV유치원’은 애니메이션과 컴퓨터그래픽을 활용한 글자와 숫자 설명, ‘색종이 접기’ 등 다양한 코너를 요일마다 번갈아 보여줘 유익하지만, 거의 모든 코너를 여자아이 1명이 주도케 하는 등 아이들의 상품화에 따른 문제점이 제기됐다. 또 ‘콩쥐와 팥쥐’코너는 권선징악보다 계모에 대한 나쁜 이미지에 초점을 맞춰 아이들에게 계모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과장되게 심어줄 위험성이 큰 것으로 지적됐다.

모니터회는 유아프로를 미국의 ‘세서미 스트릿’처럼 유익하고 성공적인 프로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전문인력 투입과 충분한 제작시간등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鄭忠信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