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주요물가 한계수준… 中국경 다시 여나

코로나 겹치며 체제안전 위협 수준
농업 위해서 비료 공급받기 나설듯

북한 쌀값이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2달째 1㎏당 5000원 이상을 유지하는 등 주요 물가지수가 한계 수준에 이르렀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이 중국의 코로나19 확산 감소 추세를 감안, 2개월 가까이 봉쇄했던 북·중 국경을 조만간 다시 개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북제재에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경제난이 체제안전 위협 수준까지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12일 복수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평양·신의주 등 주요 도시의 쌀값은 지난해 말 1㎏당 4000원대 초반 수준에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북·중 국경 봉쇄 이후 5000원 이상을 호가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지 북한 당국은 쌀 1㎏당 가격을 5000원 이하로 통제해왔지만, 국경 봉쇄로 북·중 무역이 급감하면서 북한 당국의 쌀값 개입이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장기화에 이어, 코로나19 사태로 북한 경제난이 가중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난 1월 말 폐쇄했던 북·중 국경을 다시 개방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중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감소하는 추세라는 점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1990년대 ‘고난의 행군’을 겪으며 북한은 식량난에 대한 내구력이 강해졌지만, 이를 장기간 버틸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내부적으로 국경무역 재개 움직임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단 북한은 코로나19 방역에 집중하면서 농업 생산과 직결되는 비료 유입 등 일부 물품에 대해 한정적으로 국경을 개방할 가능성이 크다. 농사 준비에 가장 중요한 시기인 3∼5월에 중국으로부터 비료를 공급받지 못하면 올해 농산물 생산량이 급감할 수 있고, 이는 경제난에 이어 식량난까지 가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에도 비료 공장이 있지만, 대북제재 영향으로 원료를 수입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 농업 전문가인 권태진 GS&J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연구원장은 “중국도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북한에 대한 지원 규모를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북한은 지원 시기를 놓칠 경우를 우려해 조기에 국경을 열고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