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말로는 국민 통합 외치면서 행동은 국민 분열시켜”

  • 문화일보
  • 입력 2020-09-0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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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편가르기 발언’ 비판 확산

“대통령의 언어로는 부적절해”
“좋은 의도로 올린 글이라 해도
어떤 결과 가져올지 숙고해야”

민주당 “고마움 표현도 못하나”


의사와 간호사를 구분 지은 문재인 대통령의 페이스북 글을 놓고 전문가와 야당에서는 전형적인 ‘갈라치기’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지지층 결집을 통해 눈앞에 닥친 어려움에서는 벗어날 수 있으나 집권 세력으로서의 책임감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여권에서는 간호사를 위로하고자 한 대통령의 의도를 왜곡하는 정략적 공세라고 맞받았다.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3일 통화에서 문 대통령이 글을 올린 의도는 중요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 명예교수는 “좋은 얘기라고 하더라도 갈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발화됐기 때문에 의도와는 무관한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걸 잘 알아야 하는 게 정치의 생명이고 리더십”이라며 “책임윤리가 부족하다고 할 수밖에 없고, 현 정부의 한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좋은 의미로 얘기한 거라고 생각하고, 지금까지 보면 그런 경우가 한두 번도 아니다”라면서 “정치는 좋은 의도로 하는 것은 아니고, 의도치 않은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조국 흑서’로 불리는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의 공동 저자인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의료진 덕분에 성공적으로 막았다고 외국 정상에게까지 말하고는 지금은 의사가 파업한다고, 자신에게 반기를 든다고 해서 의사들이 하는 거 없다고 말한 건 유치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아무리 ‘문빠(문재인 대통령 열성 지지자)’라고 해도 비판해야 한다”며 “민감한 이슈를 놓고 대통령이 SNS를 사용한 것도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의 글은 그동안 나타난 대통령의 인지구조를 볼 때 일관된 발언이었다”며 “긍정보다는 부정, 통합보다는 분열에 중점을 뒀던 과거 발언과 차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양승함 연세대 명예교수는 “의사는 기득권 집단으로 규정하고 스스로는 ‘서민의 이익을 대변한다’고 포장하며 대응하고 있다”며 “지지층을 믿고 의사를 상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권에서도 대통령 발언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청개구리 대통령도 아닌데 말은 국민 통합을 외치면서 행동은 국민을 분열시키는 쪽으로 가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대통령은 문제 해결 의지가 있는 건지 아니면 모든 영역과 사안에 있어 대결과 대립의 지속을 원하는 것인가”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문 대통령의 발언을 곡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길에 쓰러진 사람에게 손을 내밀었는데 무슨 의도로 그러냐며 오히려 화를 내는 형국”이라며 “누군가의 헌신에 대해선 고마워 하고, 그 고마움을 그저 문자 그대로 받아주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라고 밝혔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전공의를 중심으로 파업하면서 간호사의 업무가 과중되는 것도 사실인 만큼 그걸 표현한 건데, ‘편 가르기’라는 표현은 너무 과하다”고 했다.

서종민·손우성·김수현 기자
서종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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