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軍, 정신력에선 男軍에 절대 뒤지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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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여군의 날… 해병대 최초 여성 보병대대장 배옥란 중령

해병대 女장교 3번 도전끝 임관
해병대 2사단 소대장 시작으로
정보·작전·군수 등서 역량 발휘

다양한 경험… 여군들의 롤모델
“정예 상륙기습대대 전통 이을것”

“19년째 해병대 장교로 복무하면서 스스로 여군이라고 한계를 정하고 임무를 수행한 적은 없습니다. 해병대 지원 여군들은 체력적으로 다소 뒤질지 몰라도 끈기와 패기 등 정신력만큼은 남군에 절대 뒤지지 않습니다.”

지난달 해병대 사상 첫 여성 보병대대장에 오른 배옥란(43·사진) 중령은 6일 전화 통화에서 “전투를 지휘할 대대장 직위를 맡은 지 한 달도 채 안 됐다”며 인터뷰를 한사코 사양했다. 인터뷰를 고사하던 배 중령은 여군의 날(6일)을 맞아 일선에서 근무하는 여군과 여군을 지원하려는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는 경험담이 될 것이라는 설득에 어렵게 말문을 뗐다.

해병대 1사단 32대대장을 맡고 있는 배 중령은 지난 2000년 해병대가 처음 여군장교를 선발할 때 지원했다 탈락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3번의 도전 끝에 2003년 사관후보생 98기로 임관했다. 왜 해병대를 3번씩이나 지원했냐는 질문에 “처음엔 막연히 ‘강하다’는 해병대 이미지에 끌려 지원했는데 여러 차례 체력검증 테스트를 거치는 동안 겉으로는 강하지만 따뜻한 마음을 지닌 ‘외유내강형’ 해병대 장교들의 멋에 매료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병대 장교가 됐다”고 답했다.

그토록 간절한 해병대 장교의 꿈을 이룬 그는 2004년 해병대 2사단 소대장을 시작으로 정보, 작전, 군수, 인사, 교육 분야 등에서 두루 역량을 발휘했다. 영관 장교가 된 뒤 서해 최북단 6여단과 해병대사령부 정책부서에서 주로 근무하며 작전 감각과 기획 능력을 키웠다. 정원·편제 업무를 오랫동안 수행하면서 쌓은 경험과 역량을 인정받아 보병대대장에 임명됐다.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다양한 경험 덕에 배 중령은 후배 여군들의 롤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배 중령이 지휘하는 1사단 32대대는 해병대 상륙작전에서 기본이 되는 상륙기습작전에 특화된 부대다. 전시에는 여단 상륙단에 편성돼 상륙작전을 전개하는 국가전략기동부대의 중핵이다. 평시에는 군사적 위협이나 재해·재난 등 비군사적 상황이 발생하면 신속히 출동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신속기동부대로 활약한다. 배 중령은 “국가안보를 수호하고, 국민을 지키는 임무를 수행하는 데 여성과 남성의 구분은 없다”며 “앞으로도 실전적 교육 훈련과 안정적 부대 관리로 작전대비 태세를 완벽히 갖춰 해병대 최정예 상륙기습대대 역사와 전통을 이어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