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위 난국 속 등판… 합리·통합·직언으로 승리 이끈 킹메이커[Leadership]

  • 문화일보
  • 입력 2022-03-14 10:07
  • 업데이트 2022-12-22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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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adership 클래스 - 尹캠프 선대본부장 임무완수 권영세

- 합리성
이념 치우치지 않는 중도우파
과거 친이-친박 중재 역할도
보수 후보로 강북권 유일 당선

- 통합·조화
김종인 사퇴 후 구원투수로
사분오열 당 조직 정비 집중
원팀 강조하며 당내갈등 봉합

- 직언
이준석에게 “安 공세 중단하라”
김건희 논란엔 “잘못 인정하자”
악역 자처하며 서슴없이 쓴소리


“지금 이 국면을 타개할 수 있는 사람은 권영세 의원밖에 없다.”

지난 1월 4일, 한 국민의힘 핵심 인사는 윤석열 당시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회가 해체된 이후 긴박하게 이렇게 말했다. 대선을 치러본 경험이 있으며, 자신을 드러내기보다는 조직 정비에 집중할 수 있는 인물. 무엇보다 후보와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 권 의원이라는 말이다. 권 의원은 실제 슬림화된 선거대책본부장으로 64일간 캠페인을 총괄하며 ‘0선 윤석열’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 과정에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충돌하는 과정을 봉합하고, 철저히 후보만 앞세우는 ‘그림자 리더십’이 있었다는 평가다. 권 의원의 드러나지 않으며 세대의 흐름을 읽어내는 ‘킹메이커’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이념에 치우치지 않는 합리적 리더십=권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정부에서 주중대사를 지내 ‘범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되지만, 사실 계파색보다는 합리적 ‘온건파’로 불린다. 계파에 따라 행동하기보다는 합리적인 판단을 중시한다는 의미다. 당내에서도 ‘따듯한’ 중도 우파 성향으로 분리된다. 국민의힘이 전신 자유한국당, 미래통합당 시절 강성 보수에 기대어 광화문 집회에 매진한 것에 대해서는 “서민들의 삶에 문제에서는 보수를 위한 이념적 접근이 아니라, 중도 실용의 자세로 다가가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가 2020년 총선 때 서울 강북권에서 보수당 명패로 출마해 당선된 유일한 인물이 된 이유이기도 하다.

2007년 대선 당시 친이(친이명박)계와 친박계의 갈등이 극에 달했을 때 중재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명박 당시 대통령 당선 이후에도 갈등이 계속되자 “친이·친박을 넘어서는, 계파색이 약한 새로운 지도세력을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은 60여 일 동안 계파 갈등이 불거지지 않도록 신중을 기했다고 한다. 실제 선대본부 내 친이계 인사들이 대거 포진했지만, 선대위 해체 후 조직을 슬림화하는 과정에서도 계파와 연결된 잡음은 흘러나오지 않았다. 또 수도권 의원으로서 메시지나 일정을 최대한 조화롭게 분배해, 당이 ‘영남당’이라는 과거 비판에 직면하지 않도록 했다.

◇무엇보다 ‘통합’을 중요시=권 의원은 윤 당선인의 탄생으로 ‘여당’이 된 국민의힘이 “통합의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국민 통합, 여·야의 협치, 당내 통합 등 다양한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것이나, 그의 방점은 국민의힘 ‘원팀’에 찍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계파 갈등으로 당이 부서지고 다시 합쳐지는 수차례의 과정을 지켜봐 온 장본인으로서, 무엇보다 하나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하는 것이다. 지난해 5월 당 대표로 출마할 당시, 입당 전이던 윤 당선인을 두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당 플랫폼으로 올 때 당내 갈등이 많아질 수도 있다. 이런 부분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려면 경험이 필요하다”며 자신이 대표직에 도전한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통합을 중시하는 만큼 선대본부장으로서 자신은 철저히 그림자에 머물기도 했다. 대신 그는 선대위 ‘3김 체제’(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의 종식과 해체 이후 사분오열된 선대본부를 재정비하고, 조화로운 선대본부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 당시는 윤 당선인, 윤 당선인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를 향한 더불어민주당의 네거티브 공세가 거셀 시점이었다. 전방위적으로 쏟아지는 이슈들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먼저 원팀이 돼야 한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한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무엇보다도 선대본부가 안정적으로 굴러가는 데 권 의원이 노력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당을 위해선 악역도 자처=온건한 그지만 필요하면 쓴소리도 마다치 않았다. 이 대표에게 안 대표를 향한 공세를 중단하라고 공개 발언한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이 대표는 안 대표와 윤 당선인 간 야권 후보 단일화 관련 물밑 논의가 벌어지고 있는데도 안 대표를 향해 조롱성 댓글을 다는 등 공격성 발언을 이어갔다. 이에 권 의원은 선대본부 회의 공개 발언에서 “당 대표를 비롯해 우리 모두 사감과 사익을 뒤로하고,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앞세워야 할 때다. 명심하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 대표가 ‘통일부 폐지론’을 제기해 ‘반헌법적’이란 비판을 받은 지난해에도 그를 향해 “언행을 신중히 할 필요가 있다”며 “남북한도 언젠가 통일을 해야 하는데, 미리 내·외적으로 공히 독립적 국가관계로 처리한다면 통일과정에서 큰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직언도 불사=김 여사에 대한 경력 과장 의혹이 있었을 당시에도 “인정할 것은 확실하게 인정을 하고 가야 하는 게 맞다. 우리 쪽에서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진솔하게 그건 잘못됐다, 앞으로는 이런 일은 없겠다, 이런 식으로 털고 가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해 눈길을 끌었다. 당시 당내에서는 김 여사와 관련된 의혹들에 대해 직접적인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하는 분위기였다. 권 의원은 “너 50보 넘어갔고 나는 100보 넘어갔다, 나는 50보밖에 안 넘어갔으니 내가 잘했다. 이런 식의 대응은 안 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 여사는 지난해 12월 26일 여의도 당사를 찾아 해당 이력 논란에 대해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했다.

대선 사령탑으로서 캠페인을 성공시킨 그는 고사했지만 13일 윤 당선인의 거듭된 요청에 따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게 됐다. 그는 인수위원장인 안 대표와 인수위를 이끌며 차기 정부 국정 운영의 밑그림을 그리게 된다. 윤 당선인은 “권 의원은 풍부한 의정 경험과 경륜으로 지난 선거 과정에서 유능하고 안정적인 리더십을 보여줬다. 안 위원장과 정부 인수 업무를 성공적으로 이끌 것”이라고 인선 이유를 밝혔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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