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중심 교통 네트워크 구축… 주민·지자체 모두 힘 모았죠”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광양중마초등학교 학생회 임원들이 지난해 11월 22일 교내에서 열린 ‘안전하고 쾌적한 통학로 만들기’ 활동 보고회에 참석해 각자 희망 사항이 적힌 팻말을 들고 서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 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
- 전남 아동옹호센터 ‘안전하고 쾌적한 통학로 만들기’

주민, 어린이보호구역 환경개선
지자체, 안전시설물 보완·확충
학교·경찰서, 공동캠페인 진행
센터는 통학로 권리 인식 개선

교통안전 그림 공모로 뽑은 작품
노란 전신주 대표 그림으로 활용

“안전하고 쾌적한 통학로를 만들기 위해선 어른들의 관심뿐만 아니라 우리가 직접 목소리를 내는 일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전남 나주시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전남 아동옹호센터가 지난해 전남 일대에서 진행한 ‘안전하고 쾌적한 통학로 만들기’ 사업에 참여했던 광양시 광양중마초등학교 6학년 문소영(12) 양은 활동에 참여하면서 느낀 바가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양은 “지역 어른들이 관심을 갖고 도움을 주신 것과 함께 우리도 안전을 지키는 데 있어 책임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냈다”며 “이런 노력 덕분에 학교 주변이 더욱 안전하게 변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뿌듯해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아동 권리보호를 위한 통학로 개선 사업을 효과적으로 이끌기 위해 지역사회의 공감대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27일 전남 아동옹호센터에 따르면 사업의 성공적 완수를 위해 지난해 △통학로에 대한 권리 인식 개선 △안전하고 쾌적한 통학로 환경 조성 △안정적 통학로 조성을 위한 지역의 지원 체계 마련 등에 역량을 집중했다.

센터는 우선 통학로에 대한 권리 인식 개선을 위해 지역사회에 상황을 이해시키고 사업 추진을 설득하는 작업에 신경 썼다. 주변 상인들의 반대와 주차공간 부족 민원 등 이해 관계자들의 반발 때문에 그간 통학로 개선활동이 미진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지역 아동과 학부모, 주민, 학교 관계자, 지방자치단체 및 의회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회의와 현장조사 등을 수차례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아동을 포함한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의 자유로운 의견 교환을 유도해 보행 환경 인식 및 실태 파악, 사업 진행 방향 등과 관련한 공감대를 이뤄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해 8월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서 ‘안전하고 쾌적한 통학로는 어떤 모습일까요’라는 주제로 개최한 그림 공모전에 선정된 작품 중 일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센터는 “참여 기관 간 역할 합의 도출을 통해 통학로 개선 사업을 지역사회의 공동 문제로 인식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주민들은 어린이보호구역 내 환경 개선활동 협조, 지자체는 교통안전 시설물 보완·확충, 학교·경찰서 등은 통학로 교통안전지도 및 공동캠페인 진행, 학부모 및 의회 등은 학교 주변 금연구역 관련 법규 확인·재설정 검토, 이외 후원처 등은 통학로 시인성 확보 및 통합 시스템 연계 모색 지원 등으로 역할 분담이 결정됐다.

센터는 아울러 교통사고 유발 위험요인을 찾아 개선하면서 안전하고 쾌적한 통학로 환경을 조성하는 데도 앞장섰다. 이를 위해 아동 대상의 교통안전 그림 공모전 ‘안전하고 쾌적한 통학로는 어떤 모습일까요?’를 열어 선정된 작품 일부를 노란 전신주의 대표 그림으로 활용했다. 지난해 7∼10월 쾌적한 경관 조성과 시각적 안전성 확보 등의 목적으로 설치한 32개 노란 전신주는 운전자·보행자에게 어린이보호구역에 대한 식별성을 강화하고 아동 친화적 디자인을 적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연말까지 불법 주정차 단속 장비, 과속 단속 장비, 반사경 등 교통안전 시설물들도 확충됐다. ‘길거리에 세워진 차량 때문에 옆에서 오는 차들이 보이지 않아 위험하다’ ‘과속 단속 카메라가 없어 인근 골프장에서 빠르게 내려오는 차량이 많다’ 등 현장조사 참여자들의 의견을 반영한 결과다. 광양중마초교 6학년 김영빈(12) 군은 “학교 정문 앞에 불법 주정차 단속 장비와 과속 단속 카메라가 설치되자 자동차들이 천천히 다니기 시작했고 불법 주차하는 차량도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센터는 아동 중심의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지속적 연대활동을 이끄는 작업에도 공을 들였다. 이 같은 활동의 하나로 지난해 6월에는 광양중마초교 4∼6학년 280여 명의 학생이 참여해 통학로 안전지도를 제작했다. 9∼10월에는 통학로 내 쓰레기 문제 등 환경 개선을 위해 아동들이 직접 현장조사한 뒤 개선 촉구 캠페인을 계획하고 실행하기도 했다. 전남도의회는 금연구역 지정 범위를 넓혀 아이들이 건강하고 쾌적하게 통학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금연 환경을 조성하고 간접흡연 피해 방지를 위한 조례 개정을 추진하기도 했다. 유병칠 광양중마초교 교장은 이번 사업과 관련해 “아이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고 그들의 눈높이에서 통학로 내 위험하고 불편한 것들을 직접 확인하고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재춘 전남 아동옹호센터 소장은 “앞으로도 아동과 네트워크 기관들이 연대해 꾸준히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각계의 많은 관심과 동참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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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는 문화일보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공동기획으로 진행하는 연중캠페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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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