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영화 ‘씨받이’로 한국 영화계 최초의 월드 스타로 떠올랐던 배우 강수연이 지난 7일 세상을 떠났다. 빈소에 차려진 영정 모습. 고 강수연 배우 장례위원회 제공
‘월드스타’ 강수연 별세
배우·감독 등 빈소 지키며 애도
임권택 감독 “내 딸 같은 배우”
봉준호 “영정사진도 소품같아”
정치권 조화 보내고 함께 추모
김부겸 총리 밤늦게 방문·위로
한국 영화계 최초의 ‘월드 스타’였던 배우 강수연이 지난 7일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별세한 지 사흘째인 9일 고인을 향한 추모와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아역 배우로 출발해 일생이 한국 영화계의 역사와 같았던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동료들은 슬픔을 감추지 못하며 “등대같은 분” “누나같고 사랑스러웠던 분”이라고 회고했다.
7, 8일 연이어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를 찾은 임권택 감독은 “좋은 연기자를 만난 행운 덕분에 내 영화가 좀 더 빛날 수 있었다. (강)수연이는 내 딸 같은 배우였고 감사한 배우였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봉준호 감독은 “몇 달 전에도 (고인을) 뵀었는데 실감이 나지 않는다. 영정사진도 영화 소품 같다”고 침통한 심경을 전했다. 8일 빈소는 늦은 밤까지 장례위원장을 맡은 김동호(현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을 비롯해 배우 이병헌, 엄정화, 예지원, 추자현, 고수, 한효주 등이 지켰다. 엄정화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술잔을 기울이던 언니가 잊히지 않는다”고 눈시울을 붉혔고, 고인과 2003년 영화 ‘써클’을 함께 했던 전노민은 “격의 없이 지내던 동갑내기 친구다. 도무지 이 상황이 믿기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스크린쿼터 사수 운동을 함께해 온 임순례 감독은 오후 4시쯤 빈소를 찾아 스크린 안내판에 고인의 사진이 뜨자 차마 “사진을 못 보겠다”며 얼굴을 돌렸다. 강수연의 유작이 된 넷플릭스 영화 ‘정이’를 연출한 연상호 감독 역시 빈소를 찾아 “고인은 마지막 순간까지 배우였다”면서 “‘정이’ 완성본을 보여드리지 못해 안타깝다”고 전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배우 이병헌이 고 강수연 배우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을 방문하고 있다. 고 강수연 배우 장례위원회 제공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배우 박정자(오른쪽)가 조문을 마친 뒤 장례위원장인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과 대화하고 있는 모습. 고 강수연 배우 장례위원회 제공
정치권도 함께 추모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조화가 나란히 빈소에 놓였고, 이날 오후 10시쯤 김부겸 국무총리도 빈소를 방문해 위로를 전했다.
온라인에서도 추모는 이어졌다. 후배 배우 김규리는 “저희에겐 등대 같은 분이셨다”면서 “빛이 나는 곳으로 인도해주시던 선배님을 아직 어떻게 보내드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슬퍼했다.
3세에 아역배우로 데뷔해, 50년 넘게 배우의 길을 걸어온 배우 강수연. 2015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부임 직후 언론 접촉이 크게 늘어난 강수연은 수많은 현안에 대한 질문과 답변 끝에는 항상 배우로서 바람을 전했다. 어서 이 상황을 수습하고 배우로서 제 자리를 찾는 것. 2011년 한 언론 인터뷰에서 그는 “40년 넘게 연기를 했는데 40년 동안 더 할 것이다. 생물학적인 아름다움으로 승부할 나이는 지났다. 좋은 배우로 남으려면 제가 살길을 찾아야 한다. 관객들과 함께 나이를 먹어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생계를 위한 연기를 거부하던 그는 “연기 잘하는 할머니 배우가 되고 싶다”, “내년에는 여성영화인상 연기상을 받고 싶다”(2015년 여성영화인상) 등 항상 ‘다음’을 내다봤다. 하지만 2022년 5월, 누구도 원치 않는 마침표가 찍혔다. 한편 고인의 장례는 영화인장으로 치러지며 영결식은 11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박세희·안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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