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의 미소가 차이를 만들어’… 팝의 황제가 꿈꾼 세상

  • 문화일보
  • 입력 2022-06-27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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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철환의 음악동네 - 마이클 잭슨 ‘In our small 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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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과 예술은 어떻게 다른가요.” 질문을 받고 정리해봤다. “예능은 소비되지만 예술은 저장된다. 사라질 게 사라진 후 살아남는 것이 예술이다. 예술은 분량과의 다툼이 아니라 시간과의 싸움이다.”

‘별의 순간’이란 말이 반짝 유행을 탈 때 내 마음 한쪽에선 곧바로 이별, 작별, 고별, 석별 등이 줄을 섰다. 짧게 별이 되기보다는 길게 별을 품고 싶던 시인의 예지가 돋보이는 것도 그런 맥락이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윤동주 시 ‘별 헤는 밤’ 중). 지상의 무대를 떠나 천상의 하모니를 연습한 큰 별, 작은 별, 뭇별들은 밤마다 하늘에서 음악회를 연다.

지난주 토요일(6월 25일)은 노래만큼 소문도 무성했던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1958~2009)의 기일이다. 음악동네에선 제사상에 음식 대신 음악을 올리는 게 풍습이다. 가사에 별이 들어가는 노래, 아니 노래가 별이 된 음악으로 선곡했다. ‘나에게 넌 초록의 슬픈 노래로/ 내 작은 가슴속에 이렇게 남아/ 반짝이던 너의 예쁜 눈망울에 수많은 별이 되어/ 영원토록 빛나고 싶어’(자전거 탄 풍경 ‘너에게 난 나에게 넌’ 중). 이토록 아름다운 노래가 영화 ‘클래식’에서 빛을 발할 때 저 노래도 언젠가 클래식이 될 것 같다는 예감이 살짝 들었다.

음악은 우리를 만나게도 하고 엮이게도 한다. 올해는 마이클 잭슨이 가족그룹(잭슨 파이브)에서 솔로로 독립한 지 50주년이 되는 해다. 우리나라에도 부모와 6남 1녀(나중에 ‘분홍립스틱’을 발표한 강애리자)로 구성된 음악가족이 있었다. 이름에도 별이 들어간 작은별 가족이다(뮤지컬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1965)에 나오는 폰 트랩 대령 가족도 자식이 일곱이다). ‘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는 포스터가 교실 뒤에 붙어 있던 시절이니 자식이 많아서 관계당국으로부터 핍박을 받았다는 소회는 과장이 아니었을 것이다.

마이클 잭슨의 솔로1집 음반(1972)에 실린 노래 중 ‘인 아워 스몰 웨이’를 번안한 곡이 ‘나의 작은 꿈’(1977)인데 열 살을 갓 넘긴 나이에 이 노래를 부른 작은별 가족의 막내 강인봉이 바로 앞에서 인용한 자전거 탄 풍경의 멤버라는 점이 흥미롭다. 소년 강인봉이 해맑은 표정과 목소리로 부른 ‘나의 작은 꿈’은 ‘검은 마음 빨간 마음 하얗게/ 눈물 없고 슬픔 없는 이 세상 만드는’ 것이었다. 작지만 원대한 이 꿈은 마이클 잭슨의 오리지널 꿈(‘In our small way’)과도 고스란히 연결된다. ‘빈말로는 충분치 않아(Empty words are not enough) 목이 마르면 우린 서로의 컵을 채울 거야(When there is thirst we will fill each other’s cup)’. 그 방법(way)이 거창한 것도 아니다. ‘약간의 시간만 내도 충분해(Just a little time is all it takes) 단지 한 번의 미소가 얼마나 다를 수 있는지 알 거야(What a difference just a smile can make)’.

정말로 빈말이 아니었다. 그는 눈물 많고 슬픔 많은 세상을 ‘좋은 세상으로 만드는 데 커다란 우주가 필요한 건 아니다. 그저 작은 공간이면 충분하다(Make a little space, make a better place)’고 설득했다(‘Heal the World’ 중). 나아가 그냥 존재하는 삶이 아니라 진짜 인간적인 삶을 시작하자고 권유한다(We stop existing and start living). 그의 노래 ‘힐 더 월드’와 ‘위 아 더 월드’에 공통으로 들어 있는 가사가 있는데 그건 바로 ‘사람이 죽어가고 있어요’(There are people dying)다.

마이클 잭슨의 마지막 빌보드 1위 곡은 ‘넌 외롭지 않아’(You are nat alone)다. 살아서는 예능, 죽어서는 예술인 사람의 마지막 노래로 제법 어울린다.

작가·프로듀서·노래채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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