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엔데믹- 교회 세움 프로세스’출간
한국교회 현실 진단- 연합 등 대안전략 제시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소강석 목사는 "팬데믹 안개를 뚫고 나가 거룩한 플랫폼 처지를 세울 때"라며 "한국 교회가 믿음의 본질로 하나가 되어 미래를 열어 나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쿰란출판사 제공.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재훈 원장은 "메디컬처치의 사역은 이제 시작일지도 모른다"라며 "포스트 엔데믹 시대를 맞아 ‘위드성도케어’의 모델로 사랑과 섬김의 기록을 남길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는 새 저서 ‘포스트 엔데믹- 교회 세움 프로세스’의 첫 장을 이렇게 시작했다. 한국 교회를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해 현실을 정확히 진단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알려진 것처럼, 소 목사는 코로나 펜데믹의 한복판에서 국내 최대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총회장(2020.09~2021.09)과 교회 대표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2020.12~2021.12)으로 헌신했다. 그는 세상을 뒤흔든 전염병에 대응해 한국 교회가 어떻게 하면 예배 회복을 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 깊게 고민하며 최선의 방안을 찾으려 나날이 애썼다. 이번 책은 그 고심이 저절로 낳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소 목사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비종교인이 증가했고 탈종교화 현상이 심화했다는 것을 직시한다. 기독교인의 수도 줄었으며 교회는 심각한 이미지 타격을 입게 되었음을 인정한다. 그러나 그는 "지금은 사실상 팬데믹은 지나갔고, 에피데믹 단계(비교적 넓은 지역의 많은 사람에게 전염을 증가시키는 유행병)를 거쳐 엔데믹 단계(한정된 지역에서 주기적 혹은 국부적으로 발생하고 퍼지는 전염병)를 맞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이런 현실에서 한국 교회는 미래를 어떻게 열어야 할까. 소 목사는 엔데믹 시대에 넓은 시야로 실질적인 대안을 성찰하기 위해 현직 의사와 함께 저술했다. 새에덴교회 내에 개설한 메디컬처치 지도 교역자인 이재훈 원장(다건연세내과)이 공저자이다. 소 목사의 제안으로 메디컬처치를 이끌게 된 이 원장은 "선제적인 방역 조치를 취함으로써 교회 내에서의 코로나 전파는 한 건도 없는 열매를 얻게 되었다"고 되돌아봤다. 두 저자는 엔데믹 시대의 교회가 의료와 동행하며 ‘위드성토케어’를 지속해야 한다는 것을 함께 강조한다.
책에 따르면, 한국 교회는 코로나 펜데믹에 세 가지 자세로 대응했다. 첫째는 국민 여론과는 상관없이 무조건적인 예배를 강행하는 교회들이었다. 이른바 일방향 예배 강행파이다. 그 정신과 가치는 높지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는 그리스도의 말씀에 따라 국민 보건에 앞장서야 하는 책무를 고려해야 했다는 게 이 책의 시각이다.
두 번째는 ‘듀얼 예배와 하이브리드 처치’ 자세이다. 대면과 비대면을 아울러서 교인들이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이런 준비가 된 교회는 포스트 엔데믹 때 더 많은 교인들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 기간 새에덴교회 등이 실천하며 미래를 위한 지혜를 축적했다.
마지막으로, 백기파(포기파) 교회도 있었다. 코로나가 두려워 지레 겁을 먹었거나 그 핑계로 아예 예배를 포기한 경우이다. 주일 예배 뿐 만 아니라 다른 공예배를 포기한 것까지 포함하면, 이 비율이 전체 교회의 60%에 달한다는 통계가 있다. 이에 대해 소 목사는 "충격적인 사실"이라며 "현장 예배를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로 예배를 포기해서는 안된다"라고 강조한다.
소 목사는 한교총 대표회장을 맡았을 때 "한국 교회가 허들링 처치가 돼야 한다"라고 역설한 바 있다. 허들링처치는 소 목사가 만든 신조어로, 이웃의 아픔에 동참해 사랑을 나누는 교회를 이른다. 극지의 펭귄들이 허들링(Huddling)을 하며 겨울을 견디는 데서 착안한 것이다. 둥근 원을 만들어 밖에 있는 펭귄이 안으로 들어가고, 또 안에 있는 펭귄이 밖으로 나오는 것을 반복하며 강추위를 견디는 것이 허들링이다. ‘영하 40도의 사랑’을 나누는 허들링 정신을 우리 교회가 지녀야 한다는 것이 소 목사의 생각이다.
책은 총 5부로 구성해 한국 교회의 현실을 진단하고 대안 전략을 제시한다. 교회사 속에 나타난 전염병 대처 방법 등처럼 역사적 고찰을 전하는 내용도 있다. 이는 펜데믹의 안개를 뚫고 새 활로를 모색하는 모습이 그리스도의 역사에 합당한 것임을 분명히 알게 한다.
소 목사는 포스트 엔데믹 시대에는 개교회만이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의 새로운 영토를 넓혀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교회를 위한 공적 사역과 연합운동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이다.
"연합운동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형교회들이 생존형의 풀뿌리 교회들을 도와주는 일부터 하는 것이다. 또한 팬데믹 시기에 서로를 비판하고 공격하고 정죄하던 마음이 다시 하나가 되어야 한다. 더 나아가 분열된 연합기관을 하나로 만들어야 한다."
이런 주장은 설득력이 높다. 소 목사가 한국교회총연합과 새에덴교회를 통해 연합 운동, 미자립교회 지원 등을 실제로 행했기 때문이다.
그는 올해 추석을 앞두고 페이스북을 통해 개척교회 전도사 시절의 일화를 되새기며 이렇게 기도했다. "그때의 눈물, 지금도 주소서."
한국 교회가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는 책의 주장은 이 기도와 통한다. "목회의 초심과 한 영혼 한 영혼을 사랑하는 진정성을 소유해야 한다. 또한 꼰대 마인드를 버리고 내가 먼저 변하고, 변화에 순응해야 한다."
책은 새에덴교회가 실제 진행하여 성과를 이룬 창의적 목회 기획과 예배, 전도와 양육, 지역 소통과 섬김 사역을 소개하고 있다. 메디컬처치를 포함해 평신도사역개발원, 새에덴전도단, 새에덴상담센터 등 다양한 전문사역을 구체적으로 담고 있다. 소 목사가 평소 "새에엔교회 성도들에게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는 까닭을 알 수 있다.
소 목사는 책의 말미에 자신의 아호를 ‘우재(宇材)’로 바꾸었음을 밝힌다. 집을 버티는 지지목처럼 한국교회의 우재가 되겠다는 소망의 발로에서다.
"앞으로 변이 바이러스가 어떻게 찾아올지 모르고, 그렇지 않아도 비틀거리고 쓰러져가는 한국교회를 향해 더 가혹한 폭풍이 불어올 수 있다. 이제 한국교회 연합기관은 무조건 하나 되어서 전열을 가다듬고 다시 새롭게 행진해야 한다…한국 교회 연합기관이 하나 되는 대역사를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함께 응원하고 힘을 모으는 지지목들의 역할이 절실하다. 우산이 아무리 커도 각각의 살대들이 제 역할을 하면 중심과 균형을 잃지 않는다. 한국교회도 연합기관이 반드시 하나 되어 원 리더십, 원 메시지를 내며 큰 우산을 펼칠 수 있도록 서로 살대가 되고, 지지목이 되고, 우재가 되어 힘을 모을 때이다."
장재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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