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다리 부러뜨리고 ‘극단적 선택’까지 ... SNS가 전하는 러시아 징집 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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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2-10-03 11:54
업데이트 2022-10-03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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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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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한 러시아 남성(사진 오른쪽)이 친구의 도움을 받아 둔기로 자신의 팔을 부러뜨려 하고 있다. 영국 텔레그래프 캡처



계단서 수없이 뛰어내리게 해 다리 뼈 부러뜨려
27세 래퍼 “내 영혼에 살인죄 씌울 수 없어” 투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내에 부분 동원령을 발표하고 나선 상황 속, 패닉에 빠진 일부 러시아 남성들이 징집을 피하려 본인의 팔·다리를 부러뜨리거나 급하게 결혼해 징집을 거부하고 있다. 영국 일간 더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최근 소셜미디어 상에서는 한 남성이 큰 둔기로 러시아 예비군 남성의 팔을 내리쳐 부러뜨리려 하는 영상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어두컴컴한 방에서 촬영된 영상에 상반신을 벗은 남성이 한 손으로 눈을 질끈 감고 왼팔을 내밀고 있다. 영상 속 남성은 둔기로 수차례 타격 당하는 걸 참고 있다. 텔레그래프는 “해당 남성이 징집되지 않을 정도로 팔이 부러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한 러시아 남성이 우크라 전쟁 징집을 피하기 위해 친구의 도움을 받아 본인의 다리를 부러뜨리려 하고 있다. SNS 캡처



최근 SNS에서 화제가 된 영상 속에는 한 젊은 러시아 남성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동원되는 것을 피하려 친구의 도움을 받아 필사적으로 다리를 부러뜨리려는 모습이 찍혀 있다. 20대로 추정되는 남성은 영상 속에서 고통에 못 이겨 소리를 지르면서도 친구에게 본인의 “다리를 부러뜨리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자 친구는 계단 꼭대기까지 올라갔다가 아래로 뛰어내려 다리뼈를 부러뜨리려 애를 쓰는 모습이 담겨있다. 영상 속에는 다리를 부러뜨리려 하는 청년과 이를 돕는 친구 모두가 괴로워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담겼다.

외신들은 청년들 일부가 자녀가 있는 여성과 급하게 결혼하고, 또 다른 남성들은 노인 간병인으로 자발적으로 등록해 전쟁에 끌려가는 걸 필사적으로 피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군 당국은 다자녀 가정의 가장, 환자 간병인은 징집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마구잡이’ 성 징집이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이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동원령 반대 시위대를 체포하고 있는 러시아 경찰. AP 연합뉴스



징집을 피하기 위한 청년층의 ‘러시아 탈출’ 역시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일주일간 최소 20만 명의 남성이 항로와 육로를 통해 러시아를 탈출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독립언론 노바야 가제타는 부분 동원령이 내려진 지난달 21일부터 나흘간 26만 명의 남성이 국외로 빠져나간 거로 집계했다.

러시아 전역에서는 동원령 반대 시위가 격화하고 있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와 제 2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26개 도시에서 수천 명이 모여 시위를 벌였다. 지난 25일 수도 모스크바 인근 랴잔 지역에서는 한 남성이 징집 버스 앞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갈 수 없다”며 몸에 인화성 액체를 바른 뒤 불을 붙였다. 이 남성은 신체 90%에 화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러시아의 징집령에 반대하며 투신 자살한 것으로 알려진 27세 러시아 래퍼 이반 비탈리예비치 페투닌의 생전 마지막 영상. SNS 캡처



이런 상황 속, 러시아의 27세 유명 래퍼가 전쟁에 나가기 싫다며 극단적 선택을 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국 더 선·데일리 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에서 ‘워키’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던 래퍼 이반 비탈리예비치 페투닌(27)은 동원령에 반발하며 지난달 30일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그는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주에 위치한 한 고층 건물에서 투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투닌은 생전 남긴 영상에서 “나는 내 영혼에 살인죄를 지울 수 없다. 푸틴은 모든 러시아 남성을 포로로 잡은 뒤 ‘살인자가 되는 것’ ‘감옥에 가는 것’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것’이 세 가지 선택 사항만을 제시했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은 내 마지막 항의의 표현이다”고 밝혔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러시아의 징집령에 반대하며 투신 자살한 것으로 알려진 27세 러시아 래퍼 이반 비탈리예비치 페투닌의 평범했던 모습. 영국 더 선 캡처



페투닌은 과거 러시아군에서 근무한 뒤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지난 21일 30만 명을 대상으로 한 부분 동원령에 서명한 뒤 정신적 고통을 호소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더 선에 따르면 페투닌의 여자친구는 “이 모든 일이 예기치 않게 일어났다. 그는 항상 농담을 좋아하는 밝고 친절한 사람이었다”며 비통한 심경을 밝혔다. 그가 올린 마지막 영상은 트위터 등 다른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러시아를 비롯, 서방세계로 끊없이 퍼지고 있다. 특히 트위터에 영어로 번역되어 올라온 영상은 하루 만에 조회수 50만을 넘어서고 있다. 페투닌의 SNS에 한 팬은 “당신은 전설이었다. 평화를 찾기를 바란다”며 그를 추모했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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