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창문으로 에너지 만든다… ‘빌딩 태양광 발전’ 시대 눈앞

  • 문화일보
  • 입력 2022-10-12 08:54
  • 업데이트 2022-10-12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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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cience - KIST 정증현 센터장팀, 뉴욕주립대와 공동 개발

불투명 CIGS 화합물 태양전지
레이저 공정 이용해 박막 제거
성능 유지하면서도 투광형 높여

기존유리에 태양전지 추가 가능
건설 현장 바로 활용할 수 있어
후면입사광 더해 발전량 30%↑
2050년 ‘탄소 제로’ 기여 기대


문재인 정권의 에너지 비리로 태양광발전에 부당한 예산이 지원됐다는 의혹을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 혈세를 제대로 집행한다는 차원에서 진상은 규명해야겠지만, 태양광발전 자체는 원자력발전과 더불어 청정에너지 자원으로 계속 육성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아예 의무화되고 있고, 우리나라도 2050년 탄소 배출 제로를 목표로 여러 가지 대체 에너지원을 활발하게 실험 중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도 가전과 스마트폰은 2030년, 반도체는 2050년 100% 재생에너지 전력을 사용한다는 ‘RE100 이니셔티브’를 발표한 바 있다. 특히 태양광발전은 신재생에너지 중에서도 주된 발전원을 보완하는 틈새 에너지로 가치가 높다. 그러나 한국은 인구 밀집도가 높고 국토 면적의 70% 이상이 산지라서 대규모 태양전지 설치 공간을 확보하기 어렵다. 그래서 도심 빌딩 숲 한가운데서 전력을 생산하는 건물 일체형 태양광발전(Building-integrated photovoltaics, BIPV)이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이 빌딩의 창문을 투명하게 유지하면서도 태양광발전 효율이 높도록 개선하는 것이다. 건물에 직접 활용 가능한 대표적 태양전지 기술인 창호형 태양전지 기술은 빛을 부분적으로만 투과시켜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비정질 박막(薄膜) 실리콘, 유기 박막, 염료감응 소재를 중심으로 연구·개발이 진행 중인데 아직은 상용화에 필요한 효율성과 내구성이 확보되지 않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차세대태양전지연구센터 정증현 센터장, 유형근 박사 연구팀은 12일 뉴욕주립대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발전 성능과 장기 안정성이 뛰어난 구리(Cu), 인듐(In) 및 갈륨(Ga), 셀레늄(Se) 화합물 박막 소재의 투광형 태양전지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에너지 분야의 국제학술지 ‘태양광발전의 진보: 연구와 응용’(Progress in photovoltaics: Research and Applications) 최신호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그래픽 = 송재우 기자


CIGS는 Cu(InGa)Se2의 약칭이다. CIGS 태양전지는 Cu, In, Ga, Se의 4개 원소로 이루어진 화합물로 각 원소의 함량은 Cu:In+Ga:Se=1:1:2이지만 Cu가 다소 부족할 때 높은 광(光)발전 성능을 보인다. In과 Ga의 함량을 조절함으로써 밴드 갭을 쉽게 제어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결정질 실리콘에 비해 광흡수 능력이 100배 이상 크기 때문에, 수백 마이크로미터(㎛) 두께가 필요한 실리콘에 비해 CIGS는 1㎛ 두께의 박막 형태로 태양전지에 쓸 수 있다. CIGS 화합물 태양전지는 가장 흔히 쓰는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 수준의 고효율(23.4%) 광발전 성능과 높은 장기 안정성을 갖고 있어 실제 현장에 적용이 가능하지만 불투명하다는 단점이 있다. 소재 자체의 높은 광흡수 능력과 태양전지 뒷면에 전극으로 사용되는 몰리브데넘 금속의 불투명성으로 인해 창문 유리에 넣어 발전용으로 쓰기 어렵게 만든다.

연구진은 소재 전면의 투광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수㎛ 크기까지 에칭이 가능한 레이저 공정을 고안해냈다. 그 결과 육안으로는 구분하기 힘든 크기의 불투명한 박막 소재를 제거하고 광투과가 가능한 미세 패턴을 균일하게 만들 수 있었다. 에칭된 태양전지는 광발전 성능 저하가 없는 투광형 태양전지로, 현재 건물의 창호로 사용 중인 유리를 태양전지로 대체하거나 기존 유리에 태양전지를 추가하는 등 건설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또 레이저 에칭 공정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CIGS 박막 태양전지의 뒷면 전극으로 레이저를 쏠 수 있도록 기존의 불투명한 몰리브데넘에서 투명한 인듐주석산화물(ITO)로 바꾸어야 했다. 그러나 높은 전기저항 때문에 광발전 성능이 크게 낮아지는 문제점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ITO 후면 전극에 10나노미터(㎚) 두께의 은(Ag) 전구체를 적용하면 전기저항을 낮출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양면이 투명한 CIGS 박막 태양전지 셀 구조에서 고출력 광발전이 가능한 기술을 새롭게 개발했다. 이 셀 구조는 전면을 통한 광발전뿐 아니라 후면입사광에 의한 발전도 20∼30% 정도 추가되기 때문에 더 많은 발전량을 얻을 수 있다.

정 센터장은 “이번에 개발한 창호형 태양전지는 가격 경쟁력이 높고 이미 상용화된 CIGS 소재를 활용하기 때문에 기술의 실용화도 용이하다”며 “향후 발전 성능과 레이저 에칭 능력을 향상시키면 경쟁력이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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