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등서 5138만원 기부받고도… 구체내역 없이 ‘공익사업비’ 로 기재[두더지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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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2-10-18 11:47
업데이트 2022-12-22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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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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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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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더지 리포트 - 공익법인 여전한 부실공사 <下>

사용처·지출 목적 ‘깜깜이’


국내 대기업들이 연간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을 공익법인에 기부하지만, 일부 공익법인은 사용 내역 등을 불성실하게 공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단체는 기부금 사용처나 목적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단순히 ‘공익사업’으로만 일괄 기재했다. 전문가들은 영세한 공익법인에선 이 같은 불성실 공시가 비일비재할 수 있다며 회계 감독 강화 등 관련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18일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 2020년 A재단법인은 국내 한 대기업과 그 계열사로부터 총 5138만7551원을 기부받았다. 하지만 A 재단법인은 결산 서류는 기부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 밝히지 않았다. 기부금품 지출 명세서를 보면 지급처 명과 지출 목적에 모두 ‘공익사업비’라고만 기재돼 있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기부금 사용 내용을 설명하지 않고 통으로 기재해 생긴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난 2020년 국내 최대 대기업으로부터 약 1110만 원을 기부받은 B사단법인도 결산 서류에 기부금을 어디에 썼는지 명확히 공시하지 않았다. 기부금품 지출 명세서엔 지급처 명에 장애인 지원, 계절사업 지원, 국내 아동 지원 등 지급처 대신 지출 목적이 기재돼 있어 어디에 쓰였는지 각각 알기 어려웠다. 법령에 따르면 지급처 명엔 단체나 대표자의 이름을 적어야 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익법인 관계자는 “대기업으로부터 기부받는 공익법인은 그래도 규모가 커 비교적 공시가 성실하게 이뤄질 것”이라며 “영세한 공익법인들은 회계 담당자를 따로 둘 여력이 없어 불성실 공시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박두준 공익법인 평가업체 가이드스타 연구위원은 “미국은 공익법인이 세무 당국에 공시를 소홀히 하면 지정기부금단체 지정을 취소할 정도로 무겁게 처벌한다”며 “우리나라는 불성실 공시에 대해 가산세를 부과한다는 법 조항이 있긴 하지만, 지금까지 실제 불성실 공시로 가산세 부과는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지적했다.

권승현·이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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