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공원은 지질만 다루는 것 아니고 주민 중심 활동이 핵심”

■ 농촌애올래 - 허동언 한탄강지질공원 해설사

“지형 · 자연 · 역사 알기쉽게 설명
해설사 즐겁고 건강에도 도움”

연천 =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

“한탄강 지질공원해설사로 일하면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29일 경기 연천군에서 만난 허동언(67·사진) 해설사는 우리나라에 흔하지 않은 지질공원해설사 자격증 보유자다. 2015년 한탄강 지질공원이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 및 고시(제7호 국가지질공원)된 뒤 연천군에 지질공원해설사 제도가 만들어지자 부인이 먼저 지질공원해설사 자격증을 땄다. 허 씨도 부인의 권유로 2018년 자격을 취득했다. 지질공원해설사는 지질공원의 지질·지형, 자연, 역사 등을 통합해 알기 쉽게 설명하는 ‘지질공원의 얼굴’ 역할을 한다. 지질공원해설사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2주간 총 100시간의 과정을 이수하고, 평가에서 일정 점수 이상을 취득해야 한다.

허 해설사는 “30년 가까이 조경(나무관상수 재배) 관련 일을 하다가 유아숲지도사로 활동하고 있는 아내의 권유로 지질공원해설사 자격을 따게 됐다”며 “지질공원해설사로 활동하면서 남들 앞에서 말을 잘못하던 성격도 바뀌었고, 건강 관리에도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허 씨는 이날 관광객을 안내하는 동안 시종일관 앞장서 걸으면서 큰 목소리로 쉴새 없이 지형·지질을 설명했다. 웬만한 체력으로는 소화하기 어려울 만큼 체력 소모가 많아 보였지만, 끝까지 쩌렁쩌렁한 목소리를 유지했다.

허 해설사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 한탄강 지질공원해설사는 53명 정도 된다. 실제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지질공원해설사는 15명 안팎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제주, 경북 청송, 광주 무등산, 한탄강 등 4개가 지정돼 있다. ‘국가지질공원’은 한탄강 지질공원을 포함해 전국에 13개가 있다. 국가가 지구과학적으로 중요하고, 경관이 우수한 지역으로서 보전은 물론이고, 교육·관광 사업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환경부 장관이 인증한다. 특히 정부는 “지질공원은 단순히 지질을 다루는 것이 아니며, 사람(주민) 중심의 활동이 핵심”이라고 밝히고 있어 주민 활동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지질공원해설사는 지인들끼리 서로 권유해 자격증을 따는 경우가 흔하다. 아내의 권유로 자격증을 획득한 허 씨 역시 지인인 유아숲지도사 윤수정(59) 씨에게 자격증 취득을 권유해 함께 활동하고 있다. 허 씨는 “앞으로도 지금처럼 지질공원해설사로 열심히 활동하면서 생활의 즐거움도 얻고, 건강도 관리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