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잠이 너무 많아서 힘들어요[마음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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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상담소

▶▶ 독자 고민

어렸을 적부터 잠이 많긴 했어요. 수업시간에도 늘 졸다가 혼나기 일쑤였고요. 대학생 때 다른 친구들은 평소 잘 놀다가 과제나 시험 전날에는 밤을 새우던데 저는 무슨 일이 닥쳐도 밤을 새울 수는 없더라고요. 다행히 잠이 모자랄 정도는 아니고, 놀 시간도 공부할 시간도 남들보다 부족합니다.

평소에는 그나마 아홉 시간인데 늦가을부터 겨울에는 수면 시간이 더 길어지는 편이라서, 가족들이 저에게 겨울잠을 잔다고 할 정도입니다.

과수면 때문에 하지 못하는 일들이 많아지고, 게으르다는 오해를 받으니까 더 우울해지고 점점 심해지는 것 같아서 걱정입니다.

A : 사람마다 적정 수면시간 달라… 수면무호흡증·기면증 점검을

▶▶ 솔루션

성인의 적정 수면 시간이 평균 여덟 시간이라는 점에 대해 많은 분이 오해합니다. 평균적으로 그렇다는 것이지 사람마다 필요한 적정 수면 시간은 다를 수 있습니다.

평균보다 많이 잔다고 손해를 보는 느낌을 갖거나, 여덟 시간만큼 못 자면 피곤할 것이라고 오해하고 집착할 필요는 없습니다. 잠자고 일어났을 때 낮 동안 활동하는 데 과도한 피로나 지장이 없다면, 그게 나에게 맞는 수면 시간입니다.

체질적인 부분이라면 잠을 억지로 줄이거나 늘리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잠은 빚과 같아서 억지로 밤을 새우더라도 결국은 다른 때에 그만큼 더 자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수면과 관련된 질환에 대해서 점검해볼 필요는 있습니다. 밤에 코골이가 심한 수면무호흡증이 주간 졸림과 과수면의 가장 흔한 원인입니다.

하룻밤을 자면서 뇌파를 검사하는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는데요. 예전에는 고가의 검사였지만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검사받기가 더 쉬워졌습니다. 진단 결과에 따라 양압기 또는 수술을 하거나, 상태에 맞는 각종 치료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수면무호흡보다 훨씬 드물지만 기면증도 과수면이 심한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기면증은 낮에 갑자기 잠에 빠져들거나, 잠이 들고 깰 때 환각 등 다른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정확한 진단을 받을 경우 약물치료를 통해 예전보다 삶의 질이 나아질 수 있습니다.

계절에 따라 과수면이 심해진다면, 비정형 우울증이나 계절성 우울증에 대해서도 고려해봐야 합니다. 일조량이 부족한 겨울에 심해지는 경우가 많으며, 계절성 우울증의 경우 불면증보다는 과수면이 흔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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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성 장애 2형의 경우에도 과수면이 많습니다. 양극성 장애(조울증)라고 해도 감정 기복이 겉으로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고 일정 기간 에너지 저하 등이 동반되는 경우도 많은 만큼 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과수면 때문에 우울해졌다고 하지만, 원인과 결과가 반대는 아닌지, 실제로는 우울증이 심해져서 기존 과수면이 악화된 것은 아닌지 점검해보는 게 좋습니다.

하주원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홍보이사·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