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의 시론>대장동 ‘은폐 수사’도 수사해야 한다

  • 문화일보
  • 입력 2022-11-28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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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 논설위원

‘몸통 보호’ 검사를 엄벌하고
자살 3건 전모도 전면 재수사
불법 권력행사 악순환 끊어야

수뢰 등으로 李 처벌 못 해도
檢, 수사절차 정당성 확보로
‘형사사법’ 정상화 우선해야


검찰의 대장동 수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턱밑까지 왔다. 수사는 두 갈래로 진행되고 있다. 첫째는 불법 선거자금. 검찰은 2014년 6·4지방선거부터 2021년 대선 후보 경선까지 4차례 선거 때마다 대장동 일당이 거액의 자금을 정진상, 김용, 유동규 등 이 대표 핵심 측근에게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이 대표와 가족 계좌추적에 나섰다. 둘째는 대장동 사업 배당 이익 중 ‘그분’에게 돌아갈 지분. 700억 원이 428억 원으로 줄었지만 ‘그분’은 ‘이 시장(대표) 측’으로 특정됐다. 남욱은 25일 재판에서 “‘이 시장 측’에 이 대표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이해했고, 4번의 선거 자금과 대선 이후 노후자금용”이라고 진술했다.

이 대표가 불법 선거자금 수수를 공모했거나 인지했다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처벌된다. 이 대표가 부인해도 정황상 인지했을 가능성이 있으면 유죄 판결을 받을 수 있다. 유사한 판례도 있다. 배당 이익의 경우 대장동 특혜의 대가성이 입증되면 부정처사 후 수뢰 혐의가 적용된다. 428억 원이 전달되지 않았지만, 약속만으로 처벌이 가능하다. 그러나 결과를 예단하기는 이르다. 계좌추적 등을 통해 물증을 확보하지 못하면 정진상, 김용의 진술이 유력한 정황이 되는데 이들이 입을 열 가능성은 크지 않다.

검찰은 기대했던 결과를 얻지 못해도 두 가지는 지켜야 한다. 우선, 수사의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 무리한 수사나 사소한 편법도 안 된다. 이 대표나 민주당에 야당 탄압이란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만은 아니다. 문재인 정부는 대장동을 포함한 각종 권력형 비리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검찰 수사는 물론 법원 재판까지 왜곡시키는 등 형사사법체계 근간을 훼손했다. 따라서 검찰은 이번 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 규명이란 목적보다 적법하고 상식적인 수사권 행사가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우선해야 할 가치임을 보여줘야 한다.

같은 맥락에서 대장동 비리 은폐 시도의 전모를 규명해 엄벌해야 한다. 특히, 해당 수사 검사 등은 법조계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 검찰 수사는 몸통 보호용이었다. 유동규 자택 압수수색 당시 검찰은 창밖으로 던진 휴대전화를 찾지 못했고, 심지어 던진 사실이 없다고 거짓말을 했다. 경찰이 반나절 만에 찾아내자 사과했다. 성남시청 압수수색은 수사팀 출범 16일 만에 실시했고 성남시장실 압수수색은 다시 6일이 지나 진행했다. 대놓고 증거 인멸 시간을 벌어준 것이다. 수사 결과도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민간업자들이 8000억 원대의 부당이득을 얻었지만 배임 액수는 651억 원에 그쳤고, 그나마 총책임자를 유동규로 지목했다. 이런 수사를 한 당시 수사팀을 그대로 둔다면, 권력이 바뀔 때마다 같은 일이 재연될 수 있고 당연히 현 검찰도 국민 신뢰를 확보할 수 없다.

대장동 수사 과정에서 일어난 3건의 자살 사건도 전면 재조사해야 한다. 이 대표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유동규 씨가 압수수색 당시 자살한다고 약을 먹었다고 한다”는 뜬금없는 발언을 했다. 얼마 후 대장동 윗선 규명의 열쇠를 쥔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유한기 전 개발사업본부장과 김문기 전 개발1처장이 잇달아 극단적 선택을 했다. 최근 검찰 수사 결과, 이 대표에게 유동규 자살 시도 소식을 전한 측근들이 사실은 당시 유동규에게 ‘우리는 모른 척하고 개인 비리로 몰고 가겠다’ ‘쓰레기라도 먹고 병원에 입원하라’고 압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정진상은 유동규 진술로 지난 10월 김용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지자 부인에게 ‘유동규가 괘씸하니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 부인 김혜경 씨 법인카드 유용 사건 참고인 A 씨도 피의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없는데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와 관련, A 씨가 신용카드 명의자로서 이 대표 비자금을 관리했거나 기무사 재직 시절 군 복무 중인 이 대표 아들의 황제입원 논란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권력형 비리 사건을 은폐하기 위한 권력의 자의적 행사는 권력형 비리를 확대 재생산할 뿐만 아니라 형사사법체계와 정부에 대한 국민과 국제사회의 신뢰를 무너뜨려 결국 국가의 존립을 위태롭게 한다. 대장동 수사가 그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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