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철저한 수사” vs 야 “책임자 처벌”… 증인채택 없어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출석해야[10문10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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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2-11-29 09:07
업데이트 2022-12-23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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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의 건’이 가결되고 있다. 연합뉴스



■ 10문10답 -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24일 조사계획서 국회서 의결
2023년 1월 7일까지 45일간

야 타깃은 ‘尹부부 지인’ 천공
여야, 핵심쟁점 극명하게 갈려

특수본 수사와는 별개이지만
야, 특수본 수사 불신 분위기

세월호 국조 정쟁화 반면교사
철저한 책임규명 의구심 여전


서울 한복판에서 158명이 숨진 이태원 핼러윈 참사 후 한 달이 흘렀지만, 사고 전후를 살피기 위한 국정조사는 이제 막 시작됐다. 전대미문의 초대형 압사 사고가 어떻게 일어났는지, 책임의 소재는 누구에게 있는지 밝혀야 하는 임무가 주어졌다. 여야가 밀고 당기기 협상 끝에 국정조사에 합의하고 지난 24일 본회의에서 조사계획서를 의결했지만, 과연 국정조사로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가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시선이 엇갈린다.

1. 국정조사란

국회에서 재적 의원 4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을 때 특별위원회 또는 상임위원회가 국정의 특정사안에 관해 조사하도록 하는 제도가 국정조사다.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의원들은 조사의 목적, 조사할 사안의 범위, 조사할 위원회 등을 명시한 조사요구서를 제출해야 한다. 조사요구서가 제출되면 국회의장은 본회의에 보고하고, 각 교섭단체 대표와 협의해 특위를 구성하거나 상임위에 회부한다. 특위는 교섭단체 의원 수의 비율에 따라 구성하되 조사 참여를 거부하는 교섭단체의 의원은 제외할 수 있다. 국정조사를 할 위원회는 조사의 목적, 조사할 사안의 범위와 조사 방법, 조사에 필요한 기간 및 소요 경비 등을 기재한 조사계획서를 본회의에 제출해 승인을 받는다. 위원회는 감사 또는 조사 관련 보고, 서류 제출을 관계인이나 기관에 요구하고, 증인·감정인·참고인의 출석을 요구하고 검증을 할 수 있다. 단, 감사 또는 조사 관련 서류 제출 요구를 할 때는 재적위원 3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어야 한다.

2.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언제, 어떻게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는 24일부터 시작됐다. 국정조사 기간은 2023년 1월 7일까지 45일로, 본회의 의결을 거쳐 연장할 수 있다. 다만 내년도 예산안 처리 전까지 자료 제출 요구 등 준비 기간을 갖고, 내년도 예산안 처리 이후 본격적으로 조사에 착수한다. 조사 대상 기관은 대통령실 국정상황실과 국가안보실 국가위기관리센터, 국무총리실,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중앙응급의료상황실 포함), 대검찰청 마약전담부서,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용산구, 서울경찰청, 용산경찰서, 서울종합방재센터, 서울소방재난본부, 용산소방서, 서울교통공사 등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요구했던 대통령실 경호처와 법무부는 제외됐다. 특위는 총 18명으로 구성됐다. 민주당 9명(우상호·김교흥·권칠승·진선미·조응천·천준호·이해식·신현영·윤건영), 국민의힘 7명(이만희·김형동·박성민·조은희·박형수·전주혜·조수진), 비교섭단체 2명(정의당 장혜영·기본소득당 용혜인)이다.

3. 국정조사 핵심 쟁점은

이번 국정조사에서 여야는 ‘책임자 처벌’을 놓고 가장 크게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24일 국정조사 결의문을 통해 “국정조사를 통해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이뤄내겠다”며 “민주당은 엄정하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참사의 진상을 낱낱이 규명하고, 책임자 처벌이라는 국민의 명령을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와 여당은 참사 규명을 위해 현재 수사 중임을 강조하면서 수사 결과를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특히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을 놓고 여야 신경전이 치열한데, 앞서 대통령실에선 장관 이상 직책의 문책에 대해선 선을 긋는 듯한 발언을 내놓았다.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은 8일 국정감사에서 이 장관 등 내각이나 대통령실 참모진 경질론에 대해 “사고 원인 분석이 먼저”라며 “무슨 사건이 났다고 장관, 총리를 다 날리면 새로 임명하는 데 두 달 넘게 걸린다. 그 공백을 어떻게 하겠나”라고 반문했다.

4. 야당의 ‘타깃 증인’ 은 누구

국정조사에서 증인 및 참고인은 국정조사특별위원장이 간사 협의를 거쳐 위원회 의결로 채택한다. 일단 야당에서 실명으로 거론한 증인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지인인 유튜버 천공이다. 앞서 천공은 유튜브에 강의 영상을 올리면서 이태원 참사로 세계 각국 정상이 조전을 보내는 데에 대해 “아이들이 이렇게 큰 질량으로 희생해야지 세계가 우리를 돌아보게 된다”면서 “세계와 이어질 엄청난 기회”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영교 민주당 최고위원은 2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천공 이야기는 정말 국민이 의혹의 눈초리로 쳐다보는 일”이라고 말했다. 진행자가 천공을 국정조사 증인으로 채택하는 것을 검토하느냐는 질문에는 “이것을 검토하지 않는 것이 이상한 일”이라고도 말했다. 또 국회를 통과한 국정조사계획서에 따르면, 조사대상 기관의 기관보고는 각 기관의 장이 보고함을 원칙으로 한다고 돼 있다. 이 때문에 조사대상 기관인 행안부 이 장관과 용산구청의 박희영 구청장 등은 별도의 증인 채택 없이 국정조사 청문회 때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5. 특수본 수사와 별개로 진행되나

국정조사 특위 활동은 이태원 참사의 책임 소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 수사와 별개로 진행된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그간 국정조사 반대 이유로 특수본 수사를 방해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왔다. 다만 여야 합의에 따라 기관보고, 현장검증, 청문회 등 본조사 절차는 내년도 예산안 처리 이후 진행될 예정이다. 여당에서는 특수본 수사가 예산안 처리 시점과 비슷하게 마무리될 것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특수본 내부에서는 예산안의 법정 처리 기한인 다음 달 2일 이내에 수사를 마무리하기에는 무리라는 분위기가 읽힌다. 이에 국정조사 시기와 특수본의 수사가 겹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특수본 수사를 불신하며 국정조사를 통해 철저한 진상 규명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 한 달째를 맞은 28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앞에 놓인 시민들의 추모 꽃다발 위에 비를 막기 위한 비닐이 씌워져 있다. 문호남 기자


6. 보고서 채택 및 법적 구속력은

국정조사 특위는 계획서에 따라 절차를 밟아 조사를 시행한 후 조사 결과와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안 등을 담은 결과보고서를 작성, 본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역대 국정조사 중에서 결과보고서를 채택한 경우가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에서 볼 수 있듯이 여야 간 정쟁으로 치달으면 결과보고서 채택 단계에 이르기 쉽지 않다. 국정조사는 강제 수사권은 없지만, 증인을 청문회에 불러세울 수 있다. 국회법과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증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을 때는 특위 의결로 동행 명령을 내릴 수 있다. 또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을 거부하거나 서류 제출 요구를 거절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이 가능하다. 증인이나 감정인이 허위 진술이나 감정을 한 때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7. 국정조사의 역사

국회사무처가 발간한 ‘2020 의정 자료집’에 따르면, 1988년 8월 5일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이후 13대 국회부터 20대 국회까지 국정조사특위 차원에서 총 27번의 국정조사가 이뤄졌고 이중 결과 보고서가 채택된 것은 12번이다. 1호 국정조사는 고 이철규 열사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배를 받다 숨진 채 발견된 사건으로 ‘조선대생 이철규 군 변사사건조사’는 결과 보고서 채택까지 이뤄졌다. 이후 ‘삼풍백화점 붕괴사건’(1995년)과 ‘국제통화기금(IMF) 환란원인 규명과 경제위기 진상조사’(1998년), ‘가습기 살균제 사고 진상조사’(2016년) 등 비정치적 사안은 결과 보고서 채택 성과를 냈지만 ‘세월호 참사’ 국정조사(2014년) 등은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하고 미완으로 기록됐다. 정치적 사안 중에는 2017년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조사’ 국정조사 결과 보고서가 채택된 바 있다.

8. 세월호 참사 국조는 어떻게 진행됐나

‘이태원 핼러윈 참사’ 국정조사가 닻을 올리면서 2014년 세월호 참사 국정조사의 전철을 밟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세월호 참사 국정조사가 마침표를 찍지 못하고 정쟁화됐다는 비판이 컸던 만큼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당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과 새정치민주연합(현 민주당)은 2014년 5월 29일 세월호 참사(4월 16일) 발생 43일 만에 세월호 참사 국정조사특위 출범에 합의했다. 하지만 초반부터 여야 갈등이 커지면서 국정조사특위가 출범하고도 공전을 거듭했다. 증인 채택 등을 두고 여야가 합의에 이르지 못해 단 한 차례의 청문회도 열지 못한 채 특위 활동은 막을 내렸다. 해양경찰과 청와대 녹취록 공개로 초동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밝힌 성과도 있었지만, 결과 보고서 채택에는 실패했다는 오명을 남겼다.

9. 국정감사와는 어떻게 다른가

국정조사와 국정감사는 국회가 정부의 국정운영을 견제·감독한다는 점에서 기능적으로는 유사하지만 대상과 기간, 조사 주체 등으로 볼 때 차이가 있다.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정조사는 ‘국정의 특정사안’을, 국정감사는 ‘국정 전반’을 대상으로 한다. 실시 기간도 다르다. 국정조사는 국회 재적의원 4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을 때 진행할 수 있는데, 여야 원내대표 또는 원내수석 간 합의를 통해 기간을 정해 기간과 조사 범위 등을 국정조사계획서에 명시하도록 한다. 이와 달리 국정감사는 매년 국회 정기회 집회일 이전에 감사 시작일로부터 30일 이내의 기간을 정해 실시하도록 법에 명문화돼 있다. 국정조사는 비정기적으로, 국정감사는 정기적으로 열리는 것이다. 조사 주체의 경우, 국정조사는 현안 관련 해당 상임위원회가 실시하거나 특위를 별도로 꾸려서 하지만, 국정감사는 상임위별로 실시한다.

10. 세계 최초 국정조사 및 외국 사례는

1689년 영국 의회가 아일랜드 가톨릭교도 폭동 진압 실패의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특위를 구성하고 책임소재를 규명한 것이 세계 역사에서 국정조사의 시초로 알려져 있다. 당시 영국은 명예혁명 이후 신교파인 오렌지 공 윌리엄이 윌리엄 3세로 즉위하고 왕권 강화를 주장하던 제임스 2세가 폐위됐는데, 아일랜드로 건너가 군대를 모은 제임스 2세를 중심으로 가톨릭교도가 독립을 주장하며 무장투쟁을 전개하자 영국 정부는 군대를 투입했지만 제대로 진압하지 못했다. 현재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정부의 국정운영을 감독·평가하기 위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은 상·하원의 상임위가 국정조사를 실시한다. 대표적으로 2001년 발생한 9·11 테러 후 여야 동수로 조사위원회를 꾸려 2년 동안 조사를 벌이고 2만 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를 냈다.

조재연·이후민·이은지·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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